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1년을 훌쩍 넘긴 가운데 20억 원을 웃도는 고가 아파트의 오름세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는 유독 강세를 보이면서 저가 아파트는 물론이고 중고가와도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2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기준일 13일)까지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6월 1.43%에서 8월 0.6%까지 줄었던 오름폭은 10월 1.46%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8배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을 하위 20% 평균(1분위)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5배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 5배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계속 커지면서 올해 4월 6배로 올라섰다.
지금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시작된 지난해 6월 5분위 배율은 5.1배다. 1년 반 정도 전에는 가장 비싼 아파트 1채를 팔아 가장 저렴한 아파트 5채를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7채까지도 가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파트 간 격차는 양극단뿐 아니라 상위권 내에서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5분위 평균을 4분위(상위 20% 초과~40% 이내) 평균으로 나눈 값은 10월 현재 2.1배로 역대 최대다.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8년 12월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는 1.5~1.8배에서 움직였는데 2023년 7월 1.9배, 작년 12월 2배로 커졌고 올해 5월부터 2.1배를 나타내고 있다.
가격으로 보면 2024년 6월 5분위 평균가는 4분위보다 11억7682만 원 높았는데 지금은 17억2308만 원이 더 비싸다. 17개월 만에 5억5000만 원 이상 더 벌어진 것이다. 해당 기간 5분위 평균가는 24억9566만 원에서 33억4409만 원으로 34% 올랐고 4분위는 13억1885만 원에서 16억1501만 원으로 2억9617만 원 상승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21년까지 저금리로 서울 전반에서 집값 상승해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 조달 여력이 있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며 "이들이 '똘똘한 한 채'를 찾다 보니 비싼 집일수록 더 많이 오르게 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분위와 4분위의 평균 가격이 확대되기 시작한 2023년 하반기 이후 상승률을 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등 고가 주택 지역의 오름폭이 크다. 이 기간 서울은 평균 11.5% 올랐는데 송파구(29.8%)와 강남구(28.9%)는 30%에 육박한다. 서초구와 강동구, 광진구, 양천구, 마포구, 성동구도 20% 넘게 올랐다.
양 위원은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수요자들이 찾는 가격대의 아파트는 거래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조정 또는 정체될 수 있지만 고가 주택은 그렇지 않다"며 "지역 내에서도 더 상급지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초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