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메이크업'에 눈물 쏟을 일? K뷰티 어디까지… [해시태그]

총 10부작…저스트 메이크업 출연진 등 관심

※이 기사는 대량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남겨진 립스틱, 단 하나의 터치, 폭발한 감정.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건 화려한 무늬가 아닌 울컥한 진심이었죠.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이 무대는 K뷰티 열풍의 또 다른 얼굴인데요. ‘코리아 글로우 업(Korea Glow Up)’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고 화장품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지금, K뷰티가 왜 주목받는지를 증명합니다.


(출처=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 캡처)


‘저스트 메이크업’은 가수 이효리가 MC를 맡고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K팝 아이돌 메이크업의 대가 서옥,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마스터 이진수가 심사위원으로 나선 대형 프로젝트인데요.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스튜디오슬램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공개 전부터 K뷰티 예능의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죠.

첫 회에는 톱스타 담당 아티스트부터 청담동 샵 원장, 특수분장가, 뷰티 유튜버까지 각 분야 대표 60인이 등장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필살기 메이크업’, ‘미러전’, ‘K팝 스테이지’로 이어지는 미션을 수행하며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는데요. 공개 3주차에 시청량이 748% 증가했고 예능 콘텐츠 시청 만족도 1위를 기록하며 쿠팡플레이 인기 1위에 올랐죠. 화려한 색감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 그리고 예술적 완성도가 맞물리면서 시청층은 기존 뷰티 팬을 넘어 확장됐습니다.


(출처=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 캡처)


이들의 메이크업은 꾸밈이 아닌 예술이었는데요. 심사위원의 평가 또한 이를 증명하죠. 정샘물은 “기술보다 감정이 먼저 느껴졌다”고 평했고 이사배는 “메이크업을 감정의 언어로 풀어냈다”며 참가자들의 진심을 강조했습니다.

세미 파이널 ‘New Face(뉴 페이스)’ 미션 두 번째는 생각지도 못한 눈물과 함께했는데요. 고상우 작가의 ‘카마데누’를 메이크업으로 재해석하는 미션에서 참가자들은 예술성과 감정선을 동시에 선보였죠. 퍼스트맨은 성별의 경계를 허문 젠더 플루이드 콘셉트로, 뷰티 상속녀는 현대적 여신상을 그려냈습니다. 오 돌체비타는 실제 어머니를 모델로 삼은 무대로 진한 감동을 전해 경쟁을 넘어선 울림을 남겼는데요. 그야말로 치트키였습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죠. “어머니가 등장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야말로 울컥했다”, “감정이 전해진다” 등의 극찬이 쏟아졌습니다. 이 세미파이널로 파리 금손, 명품 컬렉터, 스웨그 메이커, 오 돌체비타, 퍼스트맨, 뷰민녀, 메이크업 범생이, 뷰티 상속녀 생존이 확정된 가운데 패자부활전이 펼쳐졌죠.


(사진제공=쿠팡플레이)


7화 패자부활전 ‘라스트 터치: 나의 마지막 감정’ 편은 프로그램의 정점을 찍었는데요. 3라운드 K팝 스테이지 미션에서 패배한 손테일 팀과 맥티스트 팀이 부활의 기회를 얻은 패자부활전이었죠. 승자 8인과 함께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건 오직 두 명뿐. 주어진 시간은 60분, 손에 쥔 도구는 립스틱 하나였는데요. 참가자들은 그 한 가지 도구로 자신의 마지막 감정을 그려내야 했습니다.

제한은 오히려 영감이 됐죠. 손테일은 파블로 피카소의 입체파 화풍을 연상시키는 블루와 화이트의 강렬한 대비로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고 뷰티 왕언니는 20대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모델의 얼굴 위에 꽃을 피웠는데요. 네버데드퀸은 멍이 든 듯한 표현으로 ‘초심’을 되새겼고 분장실 김선생은 분노를, 예슬의 전당은 패배에도 꺾이지 않는 자신감을 그려냈습니다. 1대 명성황후는 20년 넘게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검은 아이라이너의 상징성을 담아 자신을 투영했고 로열 패밀리는 마음속 뾰족한 상처를 강렬한 레드립으로 표출했죠.


(출처=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 캡처)


이 가운데 맥티스트는 0대5 완패의 기억을 립스틱만으로 재현했죠. 여러 색과 질감을 섞어 복잡한 감정을 시각화했고 심사위원들은 “한정된 재료로 입체감까지 살려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남은 자리는 손테일과 맥티스트 차지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패배 팀의 리더였죠. 결과 발표 후 스튜디오는 울음바다가 됐는데요. 팀원들은 “우리 팀장님이 살아남아 다행이다”,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다”고 말했고 심사위원과 MC 이효리도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눈물은 패배의 슬픔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진심이 터져 나온 순간이었죠.


(출처=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 캡처)


‘저스트 메이크업’은 이처럼 감정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K뷰티의 본질을 보여주는데요. 경쟁은 치열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참가자들은 서로를 존중했죠. ‘저스트 메이크업’의 성공은 산업적 의미로도 큰데요.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1.6% 증가한 30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화장품 수출은 22억1000만 달러로 28%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죠. 같은 기간 미국으로의 수출은 4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폴란드와 중동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상호관세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과 전력용 기기 수출이 모두 20%대 성장률을 보이며 미국 시장 확장을 견인했는데요.


(출처=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 캡처)

▲국내 화장품 ODM 기업 4사 연간 생산능력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K뷰티는 이미 수치로 증명된 산업입니다. 맥킨지앤드컴퍼니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9월 국내 뷰티기업 인수합병 거래액은 약 23억1000만 달러, 한화로 3조3000억 원 규모죠. 이는 3년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ODM(제조업자개발생산)과 패키징, 미용기기, 브랜드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수익) 기준 거래배수는 10~20배로 그만큼 시장이 K뷰티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죠.


(출처=틱톡 캡처)


해외에서도 한국식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요. 틱톡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된 ‘코리아 글로우 업(Korea Glow Up)’ 챌린지는 그 흐름을 상징합니다. 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한 외국인들이 전후 사진을 비교하며 달라진 외모를 공유하는 콘텐츠로, 일부 영상은 1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죠. 이들은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 헤어 관리, 퍼스널컬러 진단, 클리닉 체험을 소개하며 “한국에 가면 변한다”는 말까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국 화장품 수출국은 176개국, 1위는 중국, 2위는 미국, 3위는 일본 순인데요. 단기 체류형 관광을 넘어 피부과와 헤어숍,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체험하는 ‘한 달 살이’ 관광객도 늘고 있죠.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의 흥행은 이런 세계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데요. 쿠팡플레이를 넘어 OTT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해외에 공개됐죠. 22억 달러의 수출, 3조 원대의 인수합병, 수천만 뷰의 SNS 영상 뒤에는 립스틱 하나로 감정을 표현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와 같은 뿌리가 있습니다. ‘저스트 메이크업’은 그 사실을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증명했는데요. K뷰티는 그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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