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째 가상자산 업계에 몸담은 관계자의 말이다. 예전에는 가상자산, 코인 얘기만 나와도 기겁했던 국회의원들이 지금은 앞다퉈 간담회를 열고, 각종 행사에 축사를 전달하고 연사로 참여하는 모습이 생경하다고 전한다.
관심의 중심에는 달러에 연동돼 가치가 안정된 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미국이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제정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며 이목이 쏠렸다. 다만, 관심을 넘어 광풍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하나의 테마로만 소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확대된다.
전례가 있다. 2021년쯤에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붐이 불었다. 당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 NFT 관련주였을 정도로 투자자의 관심도 많이 받았다. 여러 행사가 개최됐으며 유명인들이 앞다퉈 본인의 유명세를 기반으로 NFT를 발행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NFT 언급이 눈에 띄게 줄었다.
NFT는 기술적 혁신과 시장 수요가 결합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쓰임새를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고 법적·규제적 불명확성 및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투자 피해자만 늘어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깔린 부정적 인식을 강화했다.
올해 스테이블코인은 지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변죽만 올리고 있다. 그 와중에 이미지 소비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관련주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오르내리며 피로를 누적하고 있다.
결제 수단인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가상자산 산업의 기초가 될 전망이다. 결제 수단이 있어야 금융 활동이 가능하고, 인프라 구축과 산업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산업의 첫 단추가 될 스테이블코인이 한순간의 테마로만 소비된 채 잊힌다면 NFT 때와 같은 전철을 밟게될 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