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 계속기업 가정 의문 제기도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2017년 인수한 개인회사 아름일렉트로닉스가 수년간의 역성장 행보에 재무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오너에게 직접 손을 벌리는 신세가 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름일렉트로닉스는 최근 조 회장으로부터 100억 원을 단기 차입했다. 차입 기간은 내년 4월까지 6개월이며 이자율은 4.6%로 책정됐다. 회사 측은 이번 차입의 목적을 ‘운영자금 조달’이라고 명시했다.
오너 일가로부터의 차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아름일렉트로닉스는 앞서 2023년 조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60억 원을 3년 장기 차입한 바 있다. 당시 차입 목적은 시설자금이었으며, 이자율은 이번과 동일한 4.6%였다.
아름일렉트로닉스의 모태는 1987년 설립된 인쇄회로기판(PCB) 제조ㆍ판매업체 진흥산업이다. 1996년 진흥전자 합병 후 2003년 유노테크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17년 당시 사명 ‘와이케이티’로, 조 회장이 인수하며 새 오너를 맞았다. 2020년 현재 상호인 아름일렉트로닉스로 변경했다. 조 회장 보유 지분은 76.5%다.
새 오너를 맞은 이듬해인 2018년, 회사는 매출액 655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을 기록하며 인수 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성공적인 인수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이듬해 영업이익이 18억 원으로 축소되며 흑자 규모가 줄기 시작했다.
코로나 기간을 지나며 매출액은 2021년 766억 원까지 늘었으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며 적자 회사로 변모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196억 원으로, 2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은 곧바로 재무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졌다. 순손실이 누적되며 자본총계가 축소된 가운데, 외부 차입 등으로 부채가 증가해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조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직후인 2018년 말 160.8%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380.6%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현재 아름일렉트로닉스의 장·단기 차입금은 300억 원을 넘어섰지만, 사내 현금성자산은 2억 원 미만으로 고갈된 상태다.
이에 아름일렉트로닉스의 외부감사인은 2024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처음으로 회사의 순손실 지속과 함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상황 등을 ‘계속기업 가정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재무적 위기 상황과 외부 신용 경색 속에서 아름일렉트로닉스는 결국 오너로부터의 직접적인 자금 수혈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 회장은 아름일렉트로닉스 외에도 아름홀딩스(옛 두원홀딩스)를 개인회사로 갖고 있다. 조 회장 지분이 70.6%, 그의 아들 조재민 씨가 29.4% 보유 중이다. 아름홀딩스는 2019년 치과용 의료기구 제조ㆍ판매업체인 아름덴티스트리(옛 두원아이디)를 인수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아름일렉트로닉스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ㆍ재무 상황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