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5 엣지·아이폰17 에어, 기대 밑도는 판매
삼성, 실속 노린 플러스 모델 유지로 선회

스마트폰 업계의 ‘초슬림폰 열풍’이 1년 만에 식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앞다퉈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두께 경쟁’에 불을 붙였지만, 실제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결국 삼성전자는 내년 주력 모델인 갤럭시S26 시리즈에서 초슬림 라인을 제외하고, 기존 플러스 모델 중심으로 라인업을 되돌리기로 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6 시리즈에서 ‘엣지(Edge)’ 모델 개발을 중단했다. 당초 S26 시리즈를 일반형·엣지·울트라 3종으로 재편해 초슬림폰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었으나, 올해 출시한 ‘갤럭시S25 엣지’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플러스 모델은 다시 정규 라인업에 복귀한다. 부품업계에 따르면 울트라 모델은 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가고, 일반·플러스 모델은 내년 1월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초슬림폰의 부진은 숫자로 드러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5월 출시된 갤럭시S25 엣지 판매량은 131만 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갤럭시S25(828만 대), S25 플러스(505만 대), S25 울트라(1218만 대)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삼성전자가 역대 가장 얇은 5.8㎜ 두께를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
얇아진 두께만큼 성능은 줄었다. 갤럭시S25 엣지는 슬림한 디자인을 위해 배터리 용량이 플러스 모델보다 1000㎃h 낮고, 3배 광학줌과 무선 역충전 기능이 빠졌다. 그럼에도 256GB 기준 가격이 149만6000원으로 S25 플러스(135만3000원)보다 비쌌다.
애플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출시된 초슬림폰 ‘아이폰17 에어’ 역시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와 IT전문가 궈밍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에어의 생산량을 내년 1분기까지 80% 이상 줄일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에어 모델의 사전예약 비중은 10% 안팎에 그쳤다. 고급형 ‘프로’, ‘프로맥스’ 수요층과 표준형 ‘아이폰17’ 수요층 사이에서 존재감이 애매했다는 평가다.
두께를 줄이기 위한 설계 제약은 결국 제품 경쟁력을 깎았다. 아이폰17 에어는 후면 싱글 렌즈, 모노 스피커를 채택하면서 내구성과 기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두께 경쟁’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본질인 ‘프리미엄 경험’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얇게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사용자 체감 성능과 AI·카메라·배터리 같은 핵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시장의 요구”라고 강조한다.

결국 두 회사 모두 ‘혁신 이미지’보다 ‘실속’을 택했다. 삼성은 내년 출시할 S26 시리즈에서 일반형·플러스·울트라의 3단계 라인업을 유지한다. 초슬림 엣지 대신 플러스 모델을 남겨, 성능과 화면 크기, 가격대의 균형을 맞춘 전략이다. 플러스 모델은 기본형보다 큰 화면과 배터리를 원하면서 울트라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찾는 수요층을 겨냥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슬림폰은 기술적으로 흥미롭지만, 대중 시장에서는 ‘하루 종일 쓰기 힘든 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삼성은 플러스 모델을 유지해 중간 허리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슬림 기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초슬림 설계 경험이 향후 트라이폴드폰, 롤러블폰 등 차세대 폼팩터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께와 무게를 최소화하는 기술은 화면이 여러 번 접히는 구조의 제품일수록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에어 대신 내년 폴더블 아이폰 도입을 검토 중이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트라이폴드폰을 연내 혹은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