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양자컴퓨터 기업 지분 인수 논의 중”

반도체·희토류 이어 경제 핵심 분야 눈독
아이온큐·리게티컴퓨팅 등과 협상
기업당 최소 1000만 달러 투자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와 희토류에 이어 양자컴퓨터 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컴퓨터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상무부는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여러 기업과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으로는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퀀텀 등이다. 상무부가 제시한 지원금은 기업당 최소 1000만 달러(약 144억 원)다. 퀀텀컴퓨팅과 아톰컴퓨팅 등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도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퀀텀컴퓨팅의 황위핑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기업들 지분에 투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리게티컴퓨팅 대변인은 “자금 조달 기회를 놓고 정부와 지속해서 협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톰컴퓨팅과 아이온큐는 언급을 삼갔다.

이번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의 주주가 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로, 당국이 경제 핵심 영역에 더 광범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짚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8월 선지급된 보조금 90억 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인텔 지분 약 1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당국은 인텔 최대 주주가 됐다. 7월에는 국방부(전쟁부)가 미국 최대 희토류 생산기업인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를 주고 지분 15%를 취득했다. 인텔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최대 주주다. 이달 초엔 에너지부가 리튬아메리카스 지분 5%와 태커 패스 광산 프로젝트 지분 5%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영역에 깊숙이 관여하는 데는 중국과의 경쟁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달 리튬 광산 지분 취득을 발표할 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중국 리튬 시장 장악에 맞서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인텔 지분 취득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CEO와 중국 정부 간 밀월 관계를 주장하며 사임을 압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사됐다.

양자컴퓨터 투자 역시 중국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이자 미국이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WSJ는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기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양자컴퓨터에 투자하고 있다”며 “양자컴퓨터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워싱턴이 이 분야에 지원하려 한다는 첫 번째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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