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5 부동산 대책 직후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 이른바 ‘막차 수요’가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성동과 광진, 강동구가 경기 지역에선 과천과 성남 분당의 지난주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주(20일 기준) 광진은 전주 대비 1.29%, 성동은 1.25% 가격이 올라 1주 단위로는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동의 경우 추석 연휴로 인해 2주 누계를 발표한 직전 주 상승률(0.85%)까지 넘어선 1.12%를 기록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주간 아파트 가격은 14일부터 20일까지 상황을 반영한 수치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발표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규제는 20일부터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규제 직전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광진과 성동은 이전에도 서울 중 아파트 가격 상승이 가파른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난달 한 달 평균 상승률도 광진은 0.36%, 성동은 0.51%에 달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었는데, 지난주 이 수치의 2~3배가량이 뛴 것이다. 강동은 지난달 평균 0.26% 상승을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무려 4배 가까이 가격이 급등했다.
12개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인 경기도도 평소보다 상승세가 가팔랐다. 특히 과천(1.48%), 성남 분당(1.78%)은 2주 상승률을 합해 발표한 지난주 상승률까지 넘어서며 역대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삼중 규제로 묶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특정 지역만 규제하면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였다. 때문에 갭투자(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만으로 집을 매수하는 것) 등이 막히는 규제가 적용되기 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려 이처럼 상승폭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책 발표 당일 전후 서울 지역 곳곳에서는 신고가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자이 1차’ 전용면적 84㎡(8층)는 15일 1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약 3개월 전 같은 평수 매물이 16억8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7000만 원이나 가격이 뛰었다. 서울 양천구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전용면적 59.82㎡(22층)도 같은 날 15억5000만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찍었다.
다만 20일을 기점으로 토허구역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아파트 가격은 둔화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6억 원 한도 등을 골자로 한 6·27 대출 규제 때도 이후 가격 상승폭이 한동안 축소됐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당분간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승률이 둔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규제를 해도 주요 지역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