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HD현대중공업 12월 출범⋯MASGA 기대감↑
군함 사업 강화 예정⋯2035년 매출 37兆 달성 목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통합법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양사의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말 공식 출범할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단순한 계열사 재편을 넘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전 세계 조선사들이 합병과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HD현대가 선택한 ‘원팀 전략’이 K-조선업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HD현대중공업은 23일 오전 10시 울산 동구 HD아트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의 98.54% 찬성으로 HD현대미포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같은 시각 HD현대미포도 울산 동구에 위치한 본사 한우리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을 열고 참석 주주의 87.56% 찬성하에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양사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통합법인은 12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양사의 합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세계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고자 한다”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의 본격화, 세계 각국의 해군력 강화 흐름, 그리고 특수목적선 수요의 확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 역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부문에서 기술과 실적, 생산 역량을 결집해 MASGA와 K-방산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려 한다”며 “양사의 특수목적선 건조 경험을 통합하고, 당사의 중형선에 최초로 적용한 친환경 신기술들을 빠르게 대형선에 적용해 특수목적선과 친환경 선박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했다.
앞서 HD현대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8월 27일 각각 이사회를 거쳐 합병 추진을 공식화했다. 합병 방식은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 하는 형태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지배구조에 변화가 없는 계열사 간 결합으로,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합병을 승인했다. 양사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도 합병 임시 주총 전 합병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지분을 각각 10.43%, 7.38%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합병을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 전략으로 정의했다. 글로벌 조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력과 설계 역량을 총결집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조선업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주요 조선사들도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에 나서고 있어,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 앞서 중국에서는 1·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의 흡수합병 거래가 승인돼 자산 규모 75조 원 규모의 조선소가 탄생했고, 일본에서도 1·2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통합 HD현대중공업은 MASGA 본격 가동과 방산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HD현대 조선 계열사 중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군함 건조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HD현대미포가 보유한 4개의 도크 중 2기를 특수선 및 방산 전용 도크로 전환하면 군함 건조 능력을 더 키울 수 있어서다. 미국은 2054년까지 군함 364척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자국 내 생산 능력이 부족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주요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이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HD현대미포가 보유한 도크와 설비, 숙련 인력을 결합하면 일반 상선에서도 경쟁력을 한층 키울 전망이다. 이를 통해 통합법인은 2035년까지 매출 37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조선·방산 부문 매출에서는 10조 원 이상을 목표로 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필요성과 전략적 효용성을 주주들 역시 인정한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총결집해 미래 조선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