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투자 놓고 '막판 줄다리기' 계속⋯김용범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냐"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오른쪽)과 여한구 통성교섭본부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관세협상의 최종 합의를 향한 막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집행 방식을 놓고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한미 관세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미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협상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가) 한두 개라고 말한 것은 쟁점이 많지 않다는 의미"라면서 "오늘도 남아 있는 쟁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이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진전이 있었고 논의를 더 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 만남에 대해서는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미국 측도 일본에도 가고, 일찍 떠나는 것 같다. 하루이틀 내 아마 워싱턴 D.C.에서 떠날 거 같아서 추가로 미팅하기 힘들고 필요한 부분은 또 화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면 되겠느냐'라는 질문에는 "협상이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끝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이달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중요한 계기"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을 위해 현금 일시 납입과 장기 분할 납부를 절충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미국은 3500억 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일시 납입하는 직접투자 방식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투자를 약 5% 수준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대출·보증 등 금융지원 형태로 분산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0년 안팎의 장기 분할 납부나 단계별 투자 이행 등 구체적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한미 관세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며, 금융 패키지의 구체적 운영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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