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0.9% 전망치 부합…내년 내수 중심 완만한 회복"

소비 회복·반도체 호조가 경기 견인…"내년 완화 기조 지속"
건설투자 부진에도 성장 흐름 유지…경상수지 흑자 확대
물가 2%선 유지, 농산물·유가 안정이 상승세 제어
"대외 불확실성 커져"…미·중 협상·관세 정책이 핵심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0월 경제상황 평가’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인 0.9%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부진하지만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로 갈수록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경제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심리 개선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연말에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관세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되며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건설투자는 안전사고로 인한 공사 지연 등으로 위축됐지만, 소비는 쿠폰 지급과 주가 상승 효과로 회복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미국 관세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1%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4분기에는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관세 영향 확대로 수출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내년에는 금리 인하 효과와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도 미·중 무역협상, 반도체 경기, 관세정책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성장 경로의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요 압력과 국제유가 안정으로 2% 안팎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향후 물가 경로는 경기 흐름, 환율 및 유가 변동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신요금 일시 할인으로 1.7%까지 낮아졌지만, 해당 효과가 소멸한 9월에는 2.1%로 다시 목표 수준으로 올라섰다. 근원물가 역시 2.0%를 기록하며 안정 흐름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기상 여건 개선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농산물 가격 안정과 국제유가 둔화가 물가 상방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경상수지는 1100억 달러, 내년은 8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상품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관광객 증가에 따라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줄어들 전망이다.

고용 측면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올해 17만 명, 내년 13만 명으로 8월 전망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건설업·제조업 고용은 부진한 반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소비 개선과 정부 일자리 정책 등에 힘입어 늘어나 전체 고용을 지탱할 것으로 봤다.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국 정책 대응 덕분에 성장세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로 잠재성장률(2.3%)을 밑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고, 유로지역은 재정확대 효과로 완만한 개선세를, 중국은 내수 부양책 덕에 기존 전망에 부합하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 관세정책, 반도체 경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정책당국은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 성장 리스크 완화 등 복합 목표 달성을 위해 신중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