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하락 종료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과 넷플릭스 등 일부 기업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따른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34.33포인트(0.71%) 내린 4만6590.41에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35.95포인트(0.53%) 하락한 6699.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3.27포인트(0.93%) 떨어진 2만2740.40에 마감했다.
미국이 새로 검토 중인 대중국 수출 제한은 노트북, 제트엔진 등 미국 소프트웨어(SW)로 만들어진 제품을 포함할 전망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보복 성격의 조치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두 경제국 간 무역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달 말 한국에서 예정된 만남이 결국 무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니애폴리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가 톰 헤인린은 로이터통신에 “미중 정상 간 회담이 실제 열릴 때까지 미·중 무역 분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게다가 일부 기술기업들의 실적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번 실적 시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고, 주가도 여전히 사상 최고치 근처에 있다”며 “오늘 같은 하루만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넷플릭스는 전일 장 마감 후 공개한 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날은 주가가 10.07% 급락했다. 시장에서 고평가 우려가 다시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테슬라는 이날 장 마감 후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281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0.50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전망치 263억700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 0.5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둔 것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관세와 구조조정 비용 증가, 탄소 배출권 판매 수익 감소 등으로 이익은 기대에 미달했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정규장에서 0.82% 떨어졌으며, 시간외 거래에서는 4%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을 보면 테슬라를 포함해 엔비디아(-0.49%)ㆍ애플(-1.64%)ㆍ아마존(-1.84%) 등 4개 종목이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0.56%)ㆍ메타(0.02%)ㆍ구글의 알파벳(0.49%) 등 3개 종목은 강세를 띠었다.
수술 로봇업체 인튜이티브서지컬은 분기 실적 호조로 주가가 13.89% 뛰었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예상보다 낮은 매출과 이익 전망을 내놓으며 5.60% 하락했다.
이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36% 떨어졌다. 이 지수는 불과 이틀 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외에도 브로드컴(-0.69%), AMD(-3.28%), 마이크론(-1.89%) 등 반도체주는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퀄컴은 0.26% 상승했다.
이번 3분기 실적 시즌에서 보고를 마친 기업의 86%가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9.3%로, 이달 초 예상치(8.8%)보다 개선됐다.
헤인린은 로이터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실적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현재까지는 대부분 기업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거나 초과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기업에는 시장이 관대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04% 떨어진 98.90으로 집계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0bp(1bp=0.01%포인트) 떨어진 3.953%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 석유기업들에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자 배럴당 2%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26달러(2.20%) 오른 배럴당 58.5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27달러(2.07%) 상승한 배럴당 62.59달러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즉각 중단하기 위한 휴전에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며 “동맹국들도 이번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러시아 기업은 로스네프트, 루코일 등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 두 곳과 그 자회사들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필요 시 추가 조치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연기됐다는 소식도 에너지 공급 우려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선 “제재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밝혔다.
또 인도 경제지 민트는 미국과 인도의 무역 합의가 임박했으며 여기에는 인도의 대미(對美) 수출 관세 인하도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했으며 모디 총리가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국이다.
유럽증시는 22일(현지시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포인트(0.18%) 오른 572.29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178.90포인트(0.74%) 하락한 2만4151.13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88.01포인트(0.93%) 오른 9515.00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51.99포인트(0.63%) 내린 8206.8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증시는 기업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프랑스 명품 대기업들이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화장품 회사 로레알은 중국 시장 판매가 저조했다는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6.70% 하락했다. 에르메스 역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이 더디다는 발표 이후 주가가 2.27% 하락했다.
마브룩 셰투안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전략가는 “중국 내 소비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며 유럽 명품 업체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명품 업체들 외에 반도체 업체 등 기술주 역시 시장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비롯해 SAP, 케링, 노보노디스크 등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실망스러운 기업 실적 외에도 지정학적 이슈와 다음 주 있을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기약 없이 연기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시장 내에서 우려가 확산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FOMC에서 지난달에 이어 다시 한번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제 금값은 22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3.70달러(1.06%) 내린 온스당 4065.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4054.34달러까지 하락했다.
금값은 몇 주간 이어졌던 랠리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숨 고르기를 이어갔다.
금값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및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증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랠리를 지속하며 올해에만 연초 대비 약 60%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랠리 후 매도 이유를 찾던 투자자들에게 좋은 근거가 되었다고 CNBC는 분석했다.
데이비드 메겨 하이릿지 퓨처스 이사는 “금값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라 차익 실현 압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이슈와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가 향후 금값 추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 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처럼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은 저금리 환경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3일 오전 8시 30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1.28% 하락한 10만7907.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2.56% 내린 3812.9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리플은 3.74% 떨어진 2.35달러로, 솔라나는 4.55% 밀린 180.13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