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서 만든 투자전략을 그대로 전달하긴 어렵습니다. 고객이 공감할 수 있게 해석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를 이끄는 홍동희 부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자신을 ‘분석가이자 해석가’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도출된 전략을 국내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내는 일이 그의 주된 역할이다. 그는 “투자전략가는 숫자보다 스토리텔러에 가깝다”며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해야 비로소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홍 부장은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내 북아시아(한국·대만·홍콩·중국) 담당 전략가로 글로벌 시황, 자산배분 전략을 한국 투자 환경과 고객 성향에 맞춰 재구성한다. 매달 도출되는 SC그룹의 ‘하우스 뷰(House View)’를 해석해 전국 프라이빗뱅커(PB)들과 공유한다. 그는 “전략은 실행될 때 의미가 있다”며 “300명 이상의 PB가 같은 방향으로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매주 시장 요약과 투자 포인트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투자전략상품부는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국내 자산관리 현장과 연결하는 핵심 조직이다. ‘신뢰받는 글로벌 자산관리 조언가’라는 비전 아래 장기적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한다. 상품 선정 프로세스, 전문 인력, 디지털 자문 인프라, 글로벌 협업 체계를 모두 갖춘 점이 강점이다.
SC제일은행은 계열 운용사가 없는 ‘오픈 아키텍처’ 구조를 채택해 전 세계 자산운용사의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공정하게 비교·선정한다. 글로벌 투자전략팀과 협업해 만든 하우스 뷰를 기반으로 ‘펀드셀렉트(FSTㆍFund Select)’ 추천 리스트를 운영하며 SC그룹의 ‘3P 프로세스(People·Process·Performance)’를 거쳐 검증된 상품만을 제안한다. 홍 부장은 “SC는 고객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몇 안 되는 글로벌 은행”이라며 “이해관계 없이 공정하게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시장을 ‘랠리 속의 균형 조정기’로 진단했다. 홍 부장은 “연초부터 이어진 위험자산 강세는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투자 붐 덕분이지만 여전히 분산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국면”이라며 “자산배분 측면에서는 주식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지역별로는 미국과 아시아, 특히 중국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술·연구개발(R&D) 중심의 정책 기조 속에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홍콩 상장 기술주 섹터를 중심으로 선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그룹의 투자철학은 ‘다양성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만든다’이다. 찬반 의견을 교차 검증해 리스크를 완화하고 그 결과를 글로벌 하우스 뷰와 자산배분 전략에 반영한다. 홍 부장은 “한쪽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시스템이 SC그룹의 강점”이라며 “균형 잡힌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곧 리스크 관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SC제일은행의 자산관리 자문 프레임워크 ‘SC 웰스셀렉트(Wealth Select)’로 구체화됐다. 고객의 재무 목표를 △현재 니즈(Today) △장기 목표(Tomorrow) △자산 승계(Forever)로 구분해 맞춤형 자문을 제공한다. PB 역량 강화를 위해 정기 교육과 자산배분 워크숍을 실시하며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을 통해 투자 콘텐츠도 고도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빠르다. SC제일은행은 ‘데일리 마켓 업데이트’ 카드뉴스와 주간 전략 요약 영상 등 디지털 웰스 콘텐츠를 매일 제공한다. 홍 부장은 “AI 아바타를 활용한 영상 제작으로 접근성과 전달력을 크게 높였다”며 “고객이 쉽고 직관적으로 시장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콘텐츠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홍 부장은 PB로 시작해 전략가로 성장한 이력 덕분에 ‘현장 감각을 잃지 않는 분석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PB 시절 시장이 좋을 때는 자신감이 지나치게 커지고 나쁠 때는 불안이 과도해지는 고객의 감정선을 읽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며 “그때부터 ‘균형’이 나의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국제재무분석사(CFA) 레벨3 시험에 도전 중이다. 홍 부장은 “결혼하고 10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며 “후배들에게 스스로 학습하는 리더로서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 부장은 ‘균형’과 ‘지속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단기 성과에 흔들리지 않고 고객과 함께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자산관리”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안정적으로 투자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