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의 마케팅 핵심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닌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 공략이다. 저렴함만으로는 소비자 충성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가격 이상의 만족을 주는 품질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예를 들어, 단돈 5000원짜리 주방용 전자저울이나 3000원대의 휴대용 선풍기는 가격 대비 완성도로 입소문을 타며 다이소의 신뢰를 키웠다. 최근 5000원짜리 체지방 분석 체중계는 기초대사량과 골격근 비율까지 측정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다이소의 제품 대부분은 5000원 이내의 균일가로 구성돼 있다. 소비 심리학적으로 5000원은 충동 구매의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부담 없이 결제할 수 있으면서도, "한 번 써볼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심리적 한계다. 다이소는 이 구간에서 품질과 실용성을 모두 잡아, 합리적 소비와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가심비 존' 구축에 성공했다.
다이소 매장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시즌 상품의 재미다. 계절과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선보이는 테마형 진열은 소비자에게 보물찾기 같은 즐거움을 준다.
최근에도 할로윈 시즌을 앞두고 다이소는 호박 바구니, LED 조명, 코스튬 액세서리 등 200여 종의 용품을 한데 모은 전용 코너를 운영 중이다. 한정판 성격이 강하다 보니 "품절될까 봐 미리 사뒀다", "올해 디자인이 더 이쁘다"는 SNS 후기가 이어진다.
봄철에는 벚꽃 시리즈, 여름에는 캠핑용품,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장식품 등으로 매장이 변신한다. 소비자는 계절이 바뀌거나 특정 시즌이 돌아오면 "이번엔 뭐가 나왔을까?"를 기대하며 매장을 다시 찾게 된다.
다이소는 문구·주방용품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품·패션·인테리어·원예·반려동물용품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세대나 성별 구분을 넘어 상황 맞춤형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생활 패턴을 공략한다.
예컨대 다이소 화장솜은 메이크업 유튜버 사이에서 "부드럽고 피부 자극이 적어 쟁여 놓고 사용할 정도로 고급 브랜드와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뷰티존의 주력 제품이 됐다.
조임 가방을 각티슈 케이스로 활용하거나, 컵 받침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등 다이소 꿀템 콘텐츠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확산 중이다. 이런 리폼형 소비는 제품의 본래 용도를 넘어 창의적 경험으로 이어진다. 다이소는 어느새 트렌드 실험실이자 생활 아이디어 플랫폼이 됐다.
다이소는 브랜드나 캐릭터 등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는 산리오(헬로키티), 짱구는 못말려, 마이멜로디 등 인기 지식재산권(IP)과 협업해 MZ세대의 감성을 공략했다. 한정판 디자인 상품은 SNS에서 "귀엽다", "이 시리즈 다 모았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수집 문화를 자극했다.
또한 다이소 공식 계정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SNS를 통해 신상품 공개와 활용 팁 콘텐츠를 제작 및 공유하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이끌었다.
다이소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하여 옴니채널 전략도 구사하고 있는데,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오프라인 방문 전 제품을 검색·예약 구매할 수도 있도록 해 소비 편의성을 높였다.
다이소의 성공은 거창한 광고보다 제품력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다수의 평가다. 소비자들은 다이소의 로고보다 "이 제품이 다이소 거야"라는 신뢰로 기억한다. 제품이 브랜드를 대체한 셈이다.
'우리동네 백화점'으로 자리 잡은 다이소의 힘은 바로 '제품이 곧 브랜드'라는 생활밀착형 전략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