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가 쏘아올린 작은공, 한국 채권 약세 불지피나

아베노믹스 부활 아직 불확실...국내 부동산 이슈에 대외재료 둔감

▲21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도쿄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 총리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확정되면서 ‘제2의 아베노믹스’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가 당장 한국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발 정책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국내 시장이 부동산 리스크에 집중하면서 대외 변수에 둔감해져 있기 때문이다.

22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의 재정확대 및 완화정책 기조는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며 원화 자산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다카이치 총리 출범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150엔을 돌파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잖아도 원화 국고채 금리와 엔화 환율간 동조화 현상도 관측되고 있는 중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이 완화정책을 끌고 가는 것은 금융시장 자체로는 나쁘지 않겠다. 하지만 외환시장쪽에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한국경제에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는 약간 중립적 재료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강력하게 아베노믹스 정책을 펼친다면 결국 통화정책의 변화일 것이다. 엔화 약세가 더 강해진다면 달러화 약세 제한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카이치는 가늠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실질적으로 아베노믹스를 펼치려 해도 (아베 때와) 물가상황이 달라 일본은행이 이를 뒷받침할지 의심스럽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주목해 볼 필요도 있겠다”고 말했다.

(체크)
다카이치가 첫 기자회견에서 기존 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인 점, 최근 국내시장은 부동산 문제에 집중하면서 대외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져 있는 점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명실 IM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아베노믹스 재연을 기대했던 다카이치의 어제 발언을 보면 물가를 잡아 보겠다고 언급했다. 금리인상과 자산매각 등 일본은행이 내년까지 긴축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봤다.

다만, 그는 “최근 국고채 금리 상관관계를 보면 미국 단장기물과도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즉, 따로 간다는 의미다. (국내 채권시장은) 부동산 관련 쏠림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외재료에 둔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일 금통위에서 부동산 우려를 강조한다면 일드커브는 더 플래트닝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물은 내년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과 텀프리미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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