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가 어려워요” 화려한 불꽃축제 뒤 ‘미세먼지 폭탄’ 경고

인도 축제, 대기질 세계 최악 수준 기록
국내 연구팀, “불꽃놀이, 초미세먼지 증가시켜”
폭죽 대신 드론·빛 축제 등 친환경 대체 필요

▲디왈리 축제 기간 인도 대기오염 (연합뉴스)
인도에서 가장 큰 힌두교 축제 ‘디왈리(Diwali)’ 이후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최악으로 치솟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예정된 대규모 불꽃축제를 앞두고 건강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디왈리(Diwali)는 산스크리트어로 ‘빛’을 뜻하는 ‘디파(Deepa)’에서 유래됐으며, ‘빛의 줄(row of lights)’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더 많은 빛을 밝힐수록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전해져 오고 있어, 디왈리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를 즐긴다.

21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힌두스탄 타임즈(Hindustan Times)는 인도 최대 축제 디왈리를 맞이해 주민들이 대량으로 폭죽을 터트리면서 대기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공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인도 델리 지역의 대기오염도지수(미국 AQI 기준)는 489(심각)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중앙오염통제위원회(CPCB)는 AQI를 △좋음(0~50) △보통(51~100) △약간 나쁨(101~200) △나쁨(201~300) △매우 나쁨(301~400) △심각(400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델리 지역 대기질 조기경보시스템은 델리의 대기오염도지수가 21일과 22일 심각 등급을 유지하고, 23일에는 매우 나쁨 등급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고했다.

같은 날 델리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320㎍/㎥ 수준으로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가 1763µg/m³에 달해 국가 기준치(60µg/m³)의 약 29배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안전 기준(25㎍/㎥)과 비교하면 약 70배에 달한다.

이번 디왈리 축제에 앞서 인도 대법원은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오전 6시~7시와 저녁 8시~10시 사이에만 친환경 폭죽(그린 폭죽) 사용을 허용했다. 하지만 불꽃놀이 강도는 20일 저녁 8시경에 증가해 도시 대부분 지역에서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대부분의 관측소에서 오염도는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꽃축제 이후 폭죽 연기와 미세먼지가 합쳐진 유독성 스모그 때문에 도시 전역은 악샤르담 사원 등 주요 랜드마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시성이 급격히 저하됐다. 시민들은 폭죽 사용 직후 호흡 곤란과 눈의 자극 등을 언급하며 “델리가 숨 쉬기 어려운 가스실처럼 변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5 (연합뉴스)
비단 인도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불꽃축제 역시 초미세먼지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3년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서울세계불꽃축제 전후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결과, 불꽃놀이 이전 초미세먼지 농도는 9~12µg/m³ 수준이었지만 행사 직후 인근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20 µg/m³까지 치솟았다. 짧은 시간에 약 32배 급증한 셈이다. 이전 수준으로 다시 회복하는 데 약 3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불꽃놀이가 화학 물질이 포함된 연료를 태우며 많은 양의 미세먼지와 유해 가스를 배출해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미세먼지는 두통이나 인후통,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대형 불꽃축제 대신 대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드론 쇼나 빛 축제와 같은 친환경 행사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11월 8일 ‘여수밤바다 불꽃축제 2025’, 같은 달 15일 ‘제20회 부산불꽃축제’ 등이 예정돼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