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분업일지, 노선 분화일지 미지수
민주당 장동혁 규탄대회로 정치공세

국민의힘 내부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각기 다른 행보를 이어가며 이중주 가능성이 나온다. 10월 초까지만 해도 주요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기자회견에도 나란히 섰지만 국감 2주 차에 접어든 이후부터는 별도의 일정을 소화하며 각자의 메시지를 내고 있어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달 12일까지만 해도 당의 공동 메시지를 내는 데 있어 한 팀이었다. 국감대책회의, 현안 간담회 등을 함께 주재하며 “민생 국감”을 강조하고 정부 여당의 실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10월 중순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송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 중심의 회의와 정책 논의 위주로 집중했고 장 대표는 연이어 외부 일정과 현안 기자회견을 소화하며 공개 메시지를 따로 냈다. 특히 13일 긴급의총 이후부터는 각기 다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두 인물의 엇갈린 행보가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 대표는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10분간 면회했다. 그는 “전당대회 때부터 약속했던 일정이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인간적인 예의를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행보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격렬한 반대 의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도 전해진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면회 이후 SNS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도와 말씀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한다”고 적었다.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면회 소식에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또 송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 면회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에 나간 적도 없고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를 '분업론'보다 '분화론'으로도 해석한다. 송 원내대표는 점차 ‘반윤 감정이 높은 수도권 중진 그룹’을 의식해 거리두기 기조를 취하고 있고, 장 대표는 ‘친윤 복귀’를 공식화하며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계엄 옹호 행위’라 규정하며 규탄대회를 열었고, 장 대표를 직접 겨냥한 성명을 발표했다. 국힘에선 “기획된 정치공세”로 규정했지만, 내부에선 지도부 투톱의 노선 차가 외부에 드러난 이상 향후 국감 전략 조율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기적으로는 국감 종반까지 두 대표의 관리된 이중주 가능성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회 논란 같은 상징 이슈가 반복되면 지도부 내 라인별 정렬이 가속될 수 있다. 공천 시계가 본격화되는 연말~연초 장 대표는 윤심 복원 카드로 조직 결속·기반 확대를, 송 원내대표는 중도·수도권 확장과 원내 성과를 전면에 내세울 공산이 크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국감 대응 때문에 큰 파열음이 나지는 않지만 내년 공천 시즌이 시작되면 이 방향 차이가 세력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장동혁 대표는 윤심 회복, 송언석 원내대표는 중도 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해법을 밀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