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들이 교환사채(EB) 발행과 권리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여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자사주 소각 전 자사주 대상 EB를 발행하기 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EB 권리행사 건수는 124건으로 직전 분기(47건) 대비 163.8% 급증했다. 행사금액도 3690억 원으로 16.9% 증가했다.
반면 전환사채(CB)는 행사금액이 7819억 원으로 전 분기(1조2159억 원) 대비 35.7% 감소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금액도 258억 원으로 전 분기(477억 원) 대비 46.0% 줄었다. 3분기 전체 주식관련사채 행사금액은 1조176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5.5% 감소했지만, EB만큼은 예외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교환사채는 발행사가 보유한 타사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주가 상승 시 교환을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전환사채(CB)가 자사 신주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EB는 기발행 주식으로 교환돼 발행사의 자본금 변동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EB 행사금액은 지난해 3분기 21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3690억 원으로 약 17배 증가했다. 특히 대형 상장사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EB의 수익 실현이 이어지며 행사 규모가 확대됐다. 같은 기간 CB 행사금액은 3968억 원에서 7819억 원으로 늘었지만, 최근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안정과 함께 대주주 지분 유동화 수단으로 EB 발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직접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도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발행사 입장에서도 지분 희석 부담이 적어 EB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EB 발행관련 공시 작성기준을 강화해 무분별한 EB 발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기업들이 EB 발행 결정 시 주요사항보고서의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란에 △다른 자금 조달 방법 대신 자사주 대상 EB 발행을 선택한 이유 △주식교환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기존 주주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등 구체적 투자 판단 참고 사항을 공시하도록 공시 규정을 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