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들섬이 55년 만에 전시와 공연, 휴식 등이 어우러진 세계적 예술 명소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는 21일 오전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가 2023년부터 진행 중인 ‘한강르네상스 2.0: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들섬은 1917년 일제강점기 인공섬으로 조성된 뒤 1970년대 유원지 개발이 무산되며 장기간 방치됐다. 2005년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이후 2011년에는 주말농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2019년 ‘음악섬’으로 새 단장을 했지만 서쪽 공연장 일부만 활용돼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노들섬 전체를 시민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기존 복합문화공간을 유지하면서 동서 수변과 공중 공간까지 전면 개방하고, 산책로·수상정원 등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동서 방향으로 연결되는 ‘공중보행로’에는 전시공간과 전망대가 들어서고 동쪽 숲은 낙엽활엽수 중심의 다층 구조 숲으로 조성돼 생태 복원도 함께 추진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설계를 맡았다. 그는 런던의 ‘롤링 브릿지’, 뉴욕의 ‘리틀 아일랜드’, ‘베슬’ 등을 설계한 인물이다.
헤더윅은 노들섬 설계안 ‘사운드 스케이프’를 통해 한국의 ‘산’을 형상화했다. 콘크리트 기둥 위에 공중정원을 띄우고 공중 보행교와 연결해 한강과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입체적인 휴식 공간으로 노들섬을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노들섬 한강대교 하부에는 미디어파사드 ‘아뜰리에 노들’을 운영해 한강버스(여의↔잠원)를 타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헤더윅의 설계안은 두 차례 국제공모와 대시민 공개포럼, 아이디어 공모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공사는 ‘하늘예술정원(공중부+지상부)’과 ‘수변문화공간(기단부+수변부)’ 두 구역으로 나눠 추진된다. 하늘예술정원은 7개의 비정형 ‘떠 있는 꽃잎’ 형태로 설계돼 공중보행로와 연결되며, 시민이 한강 위를 거닐며 노을과 도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변문화공간은 생태 복원과 접안시설 개선을 통해 휴식·체험이 가능한 수상정원으로 꾸며진다.
총사업비는 3704억 원 규모로 이달 착공해 2028년 준공 예정이다. 공사는 홍수위벽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안전이 확보되는 구간부터 순차적으로 시민에게 개방된다. 우선 홍수위벽 바깥쪽 수변부를 먼저 착공하고 안쪽 지상부는 내년 중반에 착공 예정이다. 착공 전까지 라이브하우스 등 현재 건축물과 잔디마당 등 시설물은 이용 가능하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토마스 헤더윅을 비롯해 시민 3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재즈밴드 공연, 포토존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노들섬에서 시작된 변화가 한강 전역으로 그리고 서울 전역으로 확장되도록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