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주친화 기조와 안정적인 개인주주 확보 수요가 맞물리면서 상장사들의 '주주 우대 서비스'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배당·자사주 소각을 보완하는 저비용·고체감형 주주환원 수단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주 우대 제도를 운영하는 상장사는 이날 기준 15곳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 오뚜기가 자사 주식 1주 보유 주주까지 대상 범위를 넓혀 자사 온라인몰에서 20% 상시 할인을 시작한 데 이어, △더네이쳐홀딩스 △스튜디오삼익 △모나용평 △동인기연 △달바글로벌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주주 대상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주주 우대는 배당처럼 이익 규모와 이사회 결의에 좌우되는 현금성 보상과 달리 제품이나 서비스 할인 등 비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금배당이나 소각에 비해 재무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체감 효과는 높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상장 초기 기업에는 상장 직후 개인주주를 락인시키는 수단으로도 유용하다. 실무에선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에서 실시간 주주 인증만으로도 '1주 주주'까지 즉시 쿠폰을 발급, 사용하도록 설계한 방식이 빠르게 자리잡았다. 이 실시간 인증 기반의 MTS형 주주 우대 모델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IR 전문회사인 IR큐더스가 제도 설계와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일본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일본 상장사 약 4400곳 중 1500곳이 주주 우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도요타는 올해 3월부터 100주 이상 보유 주주에게 3만 엔 상당의 전자화폐를 제공해 자사 앱에서 활용하도록 했다. 유니클로는 주주 전용 할인 바우처(교환권)를 제공,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OLC)는 디즈니랜드 이용권 증정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등 장기보유를 유도하는 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미국에서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주주 클럽’을 통해 자체 와이너리 투어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형 영화관 체인 AMC는 무료 팝콘 제공 등 이벤트로 주주 참여를 이끌었다.
국내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확산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 5월 상장한 달바글로벌은 상장과 동시에 주주 우대 혜택을 발표, 주력 제품에 대해 50%대 할인 등을 제공했는데 상장 두 달 만에 고가 기준으로 주가가 4배 가까이 상승하며 개인투자자 관심을 끌어모았다. 시장에선 주주 우대 제도가 초기 수급 안정과 주주 충성도를 높이는 장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IR큐더스 관계자는 "MTS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상장사도 별도 개발 부담 없이 손쉽게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면서 주주와 기업간 상호작용이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