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2대 주주로
KZ정밀 공개매수 당시 1000억 원 넘는 자금 차입

고려아연 측이 지난해 MBK파트너스로부터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KZ정밀(전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제리코파트너스가 5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던 KZ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공개매수 과정에서 증권사 등으로부터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차입한 바 있다. 이번 유증은 해당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3일 제리코파트너스는 5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전 총 발행 주식 수(50만636주)와 비슷한 규모인 50만 주를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10만 원이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제리코파트너스의 최대주주가 바꼈다. 기존 최대주주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지분은 기존 32.54%에서 21.38%로 하락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최창규 KZ정밀 회장의 지분은 기존 23.19%에서 21.59%로 떨어졌지만 최대주주가 됐다. 최윤범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켐코 사장과 최정일 씨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신규 주주로 들어왔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해 고려아연 측이 MBK파트너스·영풍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KZ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설립한 SPC다. KZ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KZ정밀 공개매수 후 지분 34.8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제리코파트너스가 500억 원을 조달한 것은 차입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제리코파트너스는 KZ정밀 공개매수 당시 하나증권으로부터 1300억 원, TKG태광으로부터 200억 원을 차입한 바 있다. 이자율은 두 곳 모두 연 5.7%다. 하나증권과 TKG태광으로부터 빌린 돈의 만기는 각각 올 4월과 10월이었다. 올해 4월 열린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사회에서 대출 계약 변경 계약 승인 안건을 처리한 것을 감안하면 하나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에 대해서는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KZ정밀이 이달 13일 공시한 내용을 보면 지난달 말 제리코파트너스는 KZ정밀 공개매수자금 상환 관련 하나은행, TKG태광, 하나증권으로부터 최대 1155억 원을 차입하는 내용의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공개매수 당시 맺은 대출 중 일부 상환하고, 계약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리코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KZ정밀 지분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리코파트너스의 유동자산은 3억 원뿐이었고, KZ정밀 공개매수를 위한 SPC이기 때문에 자체 수익원이 없다. 올해 6월에도 이자 납입 때문으로 보이는 4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공시에 따르면 제리코파트너스가 부담하는 이자율은 연 4.70~6.05% 수준이다. 대출 이자에만 연 최저 54억 원, 최대 70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 중 일부 자금을 대출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 중이다. 고려아연 지분율은 MBK파트너스·영풍이 높지만, 이사회는 고려아연 측이 활동 중인 15명 중 11명으로 과반을 확보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