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업데이트 여파 여전히…롤백·복구·백업 논란

이번엔 국정감사 차례였습니다. 업데이트 직후 정말 마비 수준의 온라인 점령에 이어 추석 연휴 내내 밥상 위에서도 그 존재감이 굉장했는데요. 정말 ‘국민 메신저’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니었죠.
결국은 국감까지 등장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롤백할 수 없느냐”는 질의에 카카오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는데요. 결코, 사용자들이 원하는 답변은 아니었죠. 비판이 따를 게 뻔한 답변이었는데요. 예상대로(?) 또다시 카카오톡은 논란의 최상단에 우뚝 섰습니다.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새 카카오톡은 친구탭을 격자형 피드로 바꾸며 소셜미디어처럼 변신을 시도했는데요. 하지만 “카톡이 인스타그램이 됐다”는 반응과 함께 불만이 폭발했죠.
이용자들은 “메신저의 본질을 버렸다”, “원치 않는 프로필 변경 소식이 계속 뜬다”, “남의 프로필 사진을 이렇게 마주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을 호소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비난을 넘은 분노의 댓글이 쏟아졌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예전으로 돌려달라”는 1점 리뷰가 줄을 이었습니다.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자동 업데이트 끄는 법’, ‘카톡 복구’, ‘카톡 롤백’이 공유되기에 이르렀죠. ‘영포티 감성’이라는 조롱까지 함께 말이죠.

업데이트 시행 엿새만, 카카오는 백기를 들었는데요. 지난달 29일 “친구탭 첫 화면을 기존 친구목록으로 되살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소식’ 메뉴로 옮긴다”고 발표했죠. 5년 만의 대개편이라던 인터페이스가 일주일도 버티지 못한 겁니다.
카카오는 ‘부분 복원’이라는 표현에도 이용자들의 시선은 싸늘했는데요. 복원 소식이 전해졌던 그 날에도 카카오 주가는 6만 원 선을 겨우 회복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용자 신뢰도 하락이 브랜드 가치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었죠.
여기에 ‘미성년자 숏폼(짧은 영상) 노출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카카오는 “14세 미만 아동에 대해 맞춤형 광고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는데요.

마무리 짓지 못한 비난은 이번 국감까지 이어졌죠.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용자 불만이 큰데, 업데이트 이전 버전으로 롤백할 수 없느냐”고 묻자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는데요. 그는 “업데이트를 받지 않은 이용자는 예전 버전을 쓸 수 있지만, A/S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용자 불편 사항을 알고 있고 조만간 개선하겠다”고 말했죠. 그러면서도 광고 수익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발언은 여론을 잠재우기보다 새로운 의문을 낳았는데요. “정말 기술적으로 불가능한가”라는 물음이죠. 대한민국 IT업계 최상위권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에서 기술적으로 못한다면 누가 할 수 있냐는 헛웃음부터 실제 온라인상에는 개발자들까지 등판해 가능과 불가능을 다퉜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화두였는데요. 커뮤니티 내 개발자라고 밝힌 이들은 “기능 복원은 가능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습니다. 서버와 클라이언트 구조가 밀접해 구버전 앱을 그대로 되살리면 데이터 충돌 위험이 있지만 새 버전 형태로 예전 기능을 복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이죠. 즉, ‘물리적 불가능’보다는 ‘운영상·정책상의 기술적 어려움’에 가까운데요. 그야말로 불가능은 아니지만 어려운, 그리고 완전한 롤백은 없지만 이용자 불만을 완화하는 수준의 복원, 말 그대로입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총괄한 인물은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9월 말 사내 공지에서 “소셜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를 위한 개편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내부 익명 커뮤니티에는 “실무진의 반대에도 업데이트를 강행했다”는 글이 확산됐습니다. 또 ‘토스식 문화 이식’ 등 조직문화 논란까지 번졌죠.
이번 사태는 ‘AI 풍자 영상’으로도 확산됐는데요. 음악 생성 AI ‘수노(Suno)’, ‘우디오(Udio)’와 영상 AI ‘소라(Sora)’ 등을 활용해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비꼬는 ‘카톡팝(Katalk Pop)’ 영상이 유튜브와 X(트위터)에서 퍼졌죠. 영상에는 불편한 피드, 앱 광고, 주가 하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담겼고 홍 CPO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이 대거 등장했는데요. 조회수는 수십만 회를 넘겼습니다.
이후 10일 홍 CPO는 변호인을 통해 인터넷 위키사이트 나무위키에 ‘카카오톡 업데이트 논란’ 및 AI 풍자곡 ‘카톡팝’ 관련 항목을 임시조치(비공개) 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사실이 아닌 익명 커뮤니티 캡처가 근거이며 개인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이라는 이유였죠.
하지만 문서 작성자의 이의제기로 사흘 뒤 복구됐죠. 작성자는 “출처는 언론보도와 카카오 직원들의 증언”이라며 “일부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 삭제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법적 대응은 일시적 효과에 그쳤고 논란은 오히려 다시 불붙은 셈입니다.

사실 AI 풍자 문화는 지난해 게임 메이플스토리 사태에서 이미 시작됐는데요. 리부트 서버 개편 논란 당시 유저들은 신창섭 디렉터를 AI로 합성한 노래와 영상을 제작한 바 있죠.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긴 풍자곡 ‘정상화’ ‘다 해줬잖아’는 밈이 되었고 신 디렉터는 법적 대응 대신 “비판을 수용하겠다”며 개선 업데이트로 화답했습니다. 이후 그는 ‘조롱을 칭찬으로 바꾼 리더’로 칭찬받았는데요. 홍 CPO 비공개 요청 이후에는 대인배라는 재평가까지 뒤따랐죠.
카카오는 올해 4분기 안에 친구탭 첫 화면 복원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요. 복원이 예고됐지만 여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이용자들은 광고와 트래픽 중심의 플랫폼이 된 카카오톡이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죠. 기능의 한계를 넘어선 소통의 단절. 그 결과는 어찌 될까요? 4분기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