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켓 독주 끝?…‘코코볼·슈팅스타·홍주씨들리스’ 국산 포도 3총사 뜬다

맛·식감·색깔 다 다른 ‘개성만점’ 국산 포도…내수·수출 다잡기 전략
농가 노동력 줄이고 소비자 선택 넓힌다…2030년까지 300ha 보급 목표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 협력으로 개발한 신품종 포도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 보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노승길 기자)

‘샤인머스켓’ 일색이던 국내 포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민관 협력으로 개발한 신품종 포도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가 본격 보급 단계에 들어서면서 농가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선택 폭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농진청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관 협력으로 탄생한 고품질 포도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가 본격 보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농진청 관계자는 “세 품종의 출하가 본격화되면 샤인머스켓 편중 현상을 완화하고, 맛과 향, 식감 등에서 차별화된 국산 포도가 시장 내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이 민관 협력으로 개발한 신품종 포도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 (노승길 기자)

‘코코볼’은 코코아빛의 얇은 껍질과 단단한 과육이 특징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고 당도는 평균 19브릭스 이상이다. 송이가 성글게 달려 알 솎는 노동력이 줄어드는 덕에 농가 만족도가 높다. 지난해 보급이 시작된 이후 천안·영천·상주 지역에서 약 5헥타르(ha)가 재배되고 있다.

‘슈팅스타’는 별빛이 흩뿌려진 듯한 껍질색과 솜사탕 향으로 젊은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평균 당도는 19브릭스 이상이며, 올해 상주를 중심으로 20톤가량이 출하돼 백화점과 온라인 유통망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홍주씨들리스’는 ‘씨 없는 빨간 포도’로,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강점이다. 평균 당도는 18브릭스 이상이며, 상주·홍성 등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5ha 규모가 재배되고 있다. 전국 묘목 보급 면적은 약 100ha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은 세 품종의 재배면적을 2030년까지 300ha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생산자 단체, 유통업계가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포도회는 묘목 보급과 현장 실증을, 한국포도수출연합은 홍보와 수출 기반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홍콩·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품종별 1톤 규모의 시범 수출이 추진된다.

농진청은 소비자 기호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생산자 입장에서 재배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품종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샤인머스켓’의 품종 집중으로 가격 불안과 생산 과잉이 우려되던 시장 구조를 완화하고, 껍질째 먹는 씨 없는 포도 등 소비 흐름에 맞춘 고품질 품종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촌진흥청이 민관 협력으로 개발한 신품종 포도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 (노승길 기자)

현장 평가회와 소비자 조사에서도 세 품종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코코볼’의 얇은 껍질과 아삭한 식감, ‘슈팅스타’의 솜사탕 향, ‘홍주씨들리스’의 새콤달콤한 맛이 호평을 받았다. 다만 농가별 재배 기술이 아직 완전히 확립되지 않아 품질 편차가 생긴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됐다. 농진청은 품종별 특성에 맞는 재배법을 정립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세 품종은 묘목을 심은 지 2∼3년밖에 지나지 않아 유통 물량이 많지 않다. 농가의 첫 수확까지 최소 3∼4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은 온라인과 산지 직거래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농진청은 “본격적인 수확기에 들어서는 2027년 전후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은 “‘코코볼’, ‘슈팅스타’, ‘홍주씨들리스’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품종”이라며 “전문 생산단지 구축과 재배 안정성 연구를 통해 국산 포도의 품종 다양화와 수출 확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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