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개미마을·유진상가’ 정비사업 시동…이성헌 “속도·투명성 동시에 잡겠다”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시설로 만들겠습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14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서대문구)

14일 오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기자들을 만나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 계획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구청장 체제의 민선 8기 출범 이후 기존 38곳에서 56곳으로 늘어난 서대문구 내 여러 정비사업 현장 중에서도 개미마을 정비사업은 최우선으로 꼽힌다. 서대문구는 ‘개미마을 일대 신속통합기획’과 함께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구도심 지형을 바꾸고 ‘명품 서대문구’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날 방문한 개미마을은 인왕산 자락에 들어선 곳으로 한눈에 봐도 재개발이 시급한 곳이었다. 차량이 마을 끝까지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가파른 경사의 도로만 보였다. 마을 가운데는 계곡물이 흘렀다. 대부분의 주택 역시 도심 빌라나 단독주택이 아니라 단층으로 된 시골 농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곳은 과거 여러 차례 개발을 시도했지만, 사업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 구청장 취임 이후 인접한 문화마을과 홍제4구역을 묶어 개발하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선정위원회에서 조건부 선정됐으며 지난달 29일 서울시 선정위원회(소위원회)에서 신속통합기획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서로 견해가 다르면 사업하기가 어렵다”며 “다행히 세 곳 구역 주민들의 뜻이 잘 맞아떨어져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년 가까이 주민들과 거의 28차례에 걸쳐서 주민설명회도 하고 토론회도 했다. 주민 뜻을 다 모아서 이 방향을 정했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 일대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구의 계획에 따르면 개미마을 일대 정비사업은 먼저 대로변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를 짓고, 인왕산 자락의 개미마을은 6층 규모의 테라스형 주택을 지어 개발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원주민의 재정착률을 높이고 약 2000가구 이상 규모의 명품 주거 단지를 조성한다.

아울러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인근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일대는 서대문구가 직접 사업 시행자로 나서는 전국 최초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50년 넘은 유진상가 아파트는 건물이 하천 부지 위에 지어져 토지 소유권이 없는 아파트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정비사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서대문구는 2023년 대상지 선정 이후 직접 사업을 주도하면서 통상 8년 이상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1년 9개월로 단축했다. 서대문구는 사업시행을 위해 통합심의 준비 등 행정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공동사업시행자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유진상가와 인왕시장은 철거되고, 홍제천은 생태하천으로 복원된다. 그 자리에는 49층 주상복합 2개 동과 31층 규모 건물 2개 동 등 약 1121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건물에는 지하 6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주차장을 포함한 주민 편의시설과 복지시설이 복합적으로 조성되어 서울 서북권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 전경.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이 구청장은 “전국 어디를 봐도 자치단체가 직접 정비사업 시행 주체가 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신속한 사업 추진과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통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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