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높은데 직접 시행 괜찮나…이한준 LH 사장 “‘땅 장사’ 오명 벗어날 계기” [종합]

이한준 사장, 국토위 국감 출석
“자체 수익 구조 없어져” 우려
부채비율 220%⋯의원들 잇단 지적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LH가 직접 시행을 맡게 되면서 그간 ‘땅 장사’를 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접 시행을 위해선 재정과 인력 충원이 불가피한만큼 정부의 지원도 거듭 촉구했다.

이 사장은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가 직접 시행으로 (땅장사)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LH가 여러 가지 역량이 부족해 오명을 쓴 것에 대해서는 기관장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9·7 공급대책을 통해 LH의 역할을 공공택지 개발에서 직접 시행까지 하는 것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LH가 공공택지를 개발해 민간에 파는 방식이 궁극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의 한 원인이 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내왔다. 이에 따라 LH의 역할을 땅 개발에서 직접 시행까지 넓혀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토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음으로써 일장일단이 있다"며 “공공인 LH가 직접 시행했을 땐 공공성 강화라는 정부의 목표에는 달성할 수 있지만, 정부가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주지 않는다면 LH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직접 시행으로 택지를 개발해 민간에 팔아 남긴 이익을 공공주택 사업에 활용하는 ‘교차보전’ 구조가 무너지게 됐다고도 말했다.

이 사장은 “LH가 땅장사 했다는 오명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상당히 저하됐는데, 이것은 LH가 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니다. 법에 그렇게 하게 돼 있다”며 “토지 매각이 안 되니까 (앞으로) 자체적인 수익 구조가 없어졌으며, 주택 용지 판매로 회수할 것이라 판단된 32조 원 중 15조 원 정도의 회수가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토지 매각에 따른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 되면서 이날 의원들은 LH의 높은 부채에 대해 연이어 우려를 표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LH의 부채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160조 원이 넘는다. 전년보다 7조 원 늘어났고, 부채비율만 하더라도 220%를 넘는다”며 “이런 속도라면 전문가들이 분석하기로는 2028년이면 총부채가 한 227조 원이 된다. LH 재정은 지금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공감하며 “LH는 사업을 늘릴수록 외부에서 돈을 더 많이 빌려서 메꿔야 하는 구조”라며 “부채가 쌓일수록 이자도 늘고 그만큼 공공사업 여력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주택건설을 직접 시공, 시행으로 돌리게 되면 공공의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9·7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 인력 증원, 조직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공공인 LH의 공급이 시장친화적인지 고민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LH 사장으로서 굉장히 송구스러운 말씀이지만 LH가 공급하는 주택은 공급자 측면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수요자 측면에서 (니즈에) 부합하는지 고민해야 하고, 또 수요자들을 우리가 만든 주택단지에 쉽게 올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11월 LH 사장으로 취임한 이한준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약 3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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