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쪽방촌 볕 든다…'해든집' 입주에 첫 민간주도 순환정비 성공

▲서울시 '해든센터' 전경.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역과 남산 사이에 있는 남대문 쪽방촌 거주민들이 바로 옆에 건립된 새 보금자리 ‘해든집’에 입주를 마쳤다. 이번 이주는 개발 사업으로 인해 원주민이 쫓겨나는 방식이 아닌, 이주 대책을 먼저 마련하고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민간 주도 순환정비’의 첫 성공 사례다.

14일 서울시는 양동구역 제11·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따라 기부채납 받은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에 쪽방 주민 142가구가 9월 초부터 입주를 시작해 최근 이주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든집’은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총 18층 규모의 ‘해든센터’ 건물 내에 마련됐다. 지상 6층부터 18층까지 주거 공간인 ‘해든집’이 들어서 있다. 지하 3층부터 지상 5층까지는 남대문쪽방촌상담소를 포함한 주민 자립과 생활 편의를 돕는 다양한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섰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작업장, 편의점, 빨래방 등이 함께 입주해 주민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한다.

이번 남대문 쪽방촌 정비사업은 ‘선(先)이주, 선(善)순환’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적용한 민간 주도 순환정비의 첫 사례다. 남대문 쪽방 주민이 이주한 ‘해든집’은 개발 대상지에 대한 일괄 전면 철거나 입주민 강제 이주 방식이 아닌 이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해주고, 이주가 완료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방식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사업 기간 장기화로 사업시행자가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시는 쪽방 주민의 특수성을 고려해 자치구, 사업시행자, 전문가 등과 수차례 논의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방안을 끌어냈다. 현재 영등포 쪽방촌도 유사한 순환개발 방식으로 정비가 진행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해든집’을 방문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살펴보고 입주민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iM사회공헌재단과 이마트 노브랜드 관계자도 함께해 주방용품, 세제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주민들의 입주를 축하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해든집 주민 생활 변화에 관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쪽방 밀집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해든집은 강제 퇴거 없는 약자와의 동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거 공간으로,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주거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한 모델”이라며 “도시의 성장 속에서도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누구에게나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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