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대왕고래'에 10년간 탐사 시추비 60% 투입⋯투자 회수율은 '0' [국감]

권향엽 의원 "제2의 하베스트" 우려

▲동해심해 가스전 시추선 모습. (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10년간 탐사 시추 비용의 약 60%를 동해 심해 '대왕고래' 프로젝트(8/6-1광구 북부지역) 한 곳에 집중 투자했으나 투자 회수액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사업인 자원 탐사에서 리스크 분산 원칙을 무시한 채 특정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모습이 막대한 국고 손실을 낳았던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실패 사례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6년부터 2025년 6월까지 10년간 집행한 탐사사업 시추비 1895억3300만 원 중 57.5%에 달하는 1089억9700만 원을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사용했다.

같은 기간 전체 탐사사업비(3557억 9100만 원)를 기준으로 해도 38%에 해당하는 1352억 9600만 원이 이 프로젝트 하나에 투입 됐다. 이 기간 석유공사가 진행한 탐사사업은 해외 4건, 국내 9건 등 총 14건이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없었다. 1차 시추가 실패로 끝나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투자된 총 1억120만 달러(약 1453억 원)의 회수액은 '0원'으로, 투자 회수율 0%를 기록했다.

석유공사의 이러한 모습은 과거 최악의 해외 자원 개발 실패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인수 후 현재까지 약 9조 원을 투자했지만, 회수한 금액은 505억 원에 그쳐 누적 회수율이 0.57%에 불과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하베스트 투자로 인해 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권향엽 의원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점까지 '대왕고래'는 하베스트와 판박이"라며 "하베스트의 실패를 교훈 삼기는커녕 동일 인물이 동일한 구조로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방만 경영이자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처절하게 실패한 하베스트 사업은 이미 2021년부터 매각이 진행 중"이라며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제2의 하베스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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