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 갈등에 유럽마저 보호주의 전환
뉴욕증시, 6개월 만에 최대 낙폭
하루 새 시총 2조 달러 증발

1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나스닥지수는 3.56% 빠졌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90%, 2.71% 하락했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100% 추가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출렁거렸다. 투자기업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하루 새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약 2조 달러(약 2870조 원)가 증발한 것으로 추산했다. 블루크릭캐피털의 댄 화이트 리서치 대표는 “시장 심리는 장밋빛 시나리오였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이 있었다”며 “이날 장은 많은 사람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중국 무역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업들만 하락한 건 아니었다.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424곳이 하락할 만큼 광범위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도 충격이었지만 중국이 향후 미국산 제품에 보복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시장을 더 짓눌렀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이 모든 일은 불과 나흘 사이에 도미노 현상처럼 벌어졌다. EU는 7일 철강 관세를 종전 25%에서 50%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중국은 9일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안을 내놨다. 이에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중국 100% 추가 관세를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맹국이든 적대국이든 모두와 일대일 거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 취약성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중국이 시장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진 것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책이 부족하다는 평이 뒤따른다.
트럼프 1기 시절 상무부 고위 관리를 지냈던 나작 니카흐타르는 “중국 언론에서는 자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고 이를 통해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위산업 물품 등과 관련한 미국 제조업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도 “미국은 트럼프 1기 시절보다 더 단호하고 잘 준비된 데다 미국에 덜 의존적인 중국을 상대하고 있다”며 “1기 시절은 중국이 여러 가지를 양보했지만, 이제 그 시절이 끝났다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