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0일 주간 거래에서 전장 대비 21원 급등한 1421원에 마감하며 5개월 만에 1420원대를 다시 돌파했다. 편입 재확인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일정이 단기적으로 환율 불안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현실을 드러냈다.
채권시장도 환율 불안과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세가 겹치며 일제히 금리가 상승했다. 이날 단기물인 1년물부터 장기물인 10년물 금리까지 일제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20년물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30년과 50년 초장기물은 소폭 하락하며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증시는 홀로 강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는 사상 최초로 3600선을 돌파했다. 채권시장 불안과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 일부가 주식으로 유입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환율 불안 속에서도 증시는 나홀로 강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내년 국채 발행 규모는 232조 원(정부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하지만 WGBI 편입을 통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발행 물량을 흡수할 안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이 정도 수준이라면 발행 부담이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국채의 최종 WGBI 편입 비중은 2.08%다. 이를 기준으로 총 72조9500억 원의 패시브 자금이 단계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매월 약 9조 원씩 들어오는 셈으로, 이는 국채 발행 리스크를 상당 부분 완화시킬 수 있는 규모다.
패시브 자금만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금리 레벨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 국채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일각에서는 액티브 자금의 선제적 유입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WGBI 외에도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 등 다른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에서 한국 국채의 비중 확대 여지가 있다는 점은 환율 안정과 외국인 투자자 기반을 더욱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WGBI 편입이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다. 실제 자금 유입은 내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글로벌 강달러 흐름과 외국인 매매 패턴, 발행 부담 등으로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WGBI 편입 재확인은 국내 금융시장에 호재이지만, 실제 자금이 흘러들어오기 전까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에도 환율과 금리 불안은 여전히 시장의 긴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에브리씽 랠리’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만큼은 환율과 금리 불안이 해소되지 못한 채 균형점을 모색하는 국면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