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1명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적·신체적 영향”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2024’의 교사의 스트레스 경험 조사 결과. (제공=한국교육개발원)

한국 교사 10명 중 1명은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주요 요인으로는 학부모 민원과 과도한 행정업무, 학생의 위협 등이 꼽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한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2024’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2008년 시작한 TALIS는 OECD가 주도해 5~6년 주기로 시행하는 조사로, 이번에 발표한 TALIS 2024 중학교 대상 조사에는 54개국(OECD 회원국 32개국, 비회원국 22개국) 중학교 교사 12만 명, 교장 1만1000명이 참여했다. 한국은 중학교 교사 3477명, 교장 173명이 조사에 응했다.

한국은 업무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15.9%로 OECD 평균(19.3%)보다 낮았다. 하지만 업무 스트레스로 실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느끼는 교사는 더 많았다.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11.9%로 OECD 평균(10.0%)보다 1.9%포인트(p) 높았다. 신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경험한 교사 비율도 10.5%로 OECD 평균(7.9%)을 2.6%p 넘어섰다.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 대응(56.9%) △과도한 행정업무(46.9%) △교실에서 질서 유지(48.8%) △교육부와 교육청 등 외부 행정기관 요구 대응(42.7%) △학생으로부터 위협 또는 언어폭력(31.2%) 등이 지목됐다.

특히 학부모 민원을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응답한 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한국이 포르투갈(60.6%) 다음으로 높았다. 학생의 언어폭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 역시 OECD 평균(17.6%)의 약 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사의 주당 근무시간은 43.1시간으로 OECD 평균(41.0시간)보다 길었고, 수업시간은 18.7시간으로 평균(22.7시간)보다 짧았다. 2018년 대비 주당 근무시간은 8.9시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사의 주당 평균 행정 관련 업무 시간은 8시간으로, OECD 평균 4.7시간보다 3.3시간 많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을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직업으로 보는 교사는 76.9%로 OECD 평균(73.9%)보다 높았지만,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응답은 21.0%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교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인식하는 교사의 비율은 35.2%로 OECD 평균(21.7%)보다 높았으나 2018년 조사보다는 32%p 급락했다.

한편 한국 교사의 42.7%는 인공지능(AI)을 수업에 활용한 경험이 있었으며, OECD 평균(36.3%)을 웃돌았다. 교사들은 AI가 학생 수준별 학습 지원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지만, 표절 조장이나 편견 확산 등 부작용 가능성도 함께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