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은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외환시장의 달러 독주가 강세라기보다는 상대적 반등에 가까웠다는 분석을 10일 제기했다.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이 오히려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고, 일본과 유럽 정치 이벤트가 비(非)달러 통화 약세를 이끌면서 달러 지수가 되살아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연휴 중 원·달러 환율은 역외 NDF(선물환) 시장에서 142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소폭 하락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라기보다 정치 이벤트 소화 과정에서 비달러 통화가 흔들린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눈에 띄는 흐름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비트코인의 강세다. 미국 정부가 예산안 합의 불발로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재정 불안이 커졌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자산시장에 유입됐다. 여기에 월초 발표 예정이던 고용보고서마저 취소돼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Fed)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비달러 통화 중에서는 일본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4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후보가 당선되면서 대규모 금융완화·확장 재정 기조, 이른바 ‘아베노믹스’ 계승 기대가 확산됐다. 이 영향으로 엔화 가치는 한 주간 4% 하락하며 7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도 프랑스 정국 불안이 유로화를 짓눌렀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임명 27일 만에 사임한 데다, 지난달 중순 피치(Fitch)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예산안 대립과 재정 우려가 동시에 부각된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과거 아베노믹스 시기처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강조한다. 권 연구원은 "당시와 달리 일본의 장기금리는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뚜렷하게 상승 중"이라며 "유럽 역시 프랑스를 제외하면 독일과 주변국 간 금리 스프레드가 안정세를 보이며 유로화 반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달러 반등은 강달러 추세라기보다는 정치·재정 이벤트를 소화하는 과정에서의 일시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미국 정부 셧다운 지속 여부, 경제 지표 향방,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 정책과 유동성 변화로 옮겨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