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료부터 글로벌 협력까지 다방면으로 지원

일본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협력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각 지역별로 특화된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있다. 이들은 일본 바이오 생태계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5’에서 일본의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요코하마 바이오 클러스터, 라이프 사이언스 이노베이션 네트워크 재팬(LINK-J), 쇼난 아이파크가 참가해 일본형 바이오 혁신 모델을 소개했다. 3곳 모두 도쿄권에 인접해 있지만 다른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 바이오 생태계의 3대 거점으로 불린다.
요코하마시는 클러스터를 통해 바이오와 재생의료 분야의 혁신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요코하마 키하라 지역과 미나토미라이 인근에 조성된 이 클러스터에는 재생의료,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를 중심으로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그리고 디지털 헬스 기업이 입주했다.
마사히로 무라타 요코하마 생명과학진흥재단 이사는 “요코하마 바이오 클러스터는 요코하마‧가와사키‧가나가와현 내 벤처를 지원하고 있다”며 “요코하마의 강점은 대기업 연구소가 많고 은퇴한 연구 인력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며 기술 자문과 연구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스타트업을 돕고 있어 강력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도쿄 니혼바시에 위치한 LINK-J는 일본 생명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네트워킹 허브다. 다이이찌산쿄와 다케다제약 본사 인근에 자리해 글로벌 제약사와 일본 스타트업 간 매칭이 활발히 이뤄진다. 신약 개발,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재생의료 투자 등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이끌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바이오컴(Biocom), EU-일본 협력 프로그램 등 국제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야마구치 에리카 LINK-J 매니저는 “링크제이는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 대기업, 아카데미를 연결해 다양한 협력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회원 수가 1000명에 달하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쇼난 아이파크는 일본 최대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바이오 클러스터다. 2018년 다케다제약이 설립한 이곳에는 현재 150개 이상의 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한다. 연구 성과를 사회적·의료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의 모델로 꼽힌다.
이곳에는 한국 기업들도 입주해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쇼난 아이파크에 입주한 입셀 주지현 대표는 “이곳에 입주한 이후 일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주변 기업들과 활발히 네트워킹하며 일본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코하마–도쿄–쇼난을 잇는 클러스터 벨트는 일본 바이오산업이 기술, 자본, 인재를 집결시켜 새로운 협력 생태계를 창출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재생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는 일본 정부와 산업계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로 각 클러스터는 고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바이오 클러스터들은 단순히 연구개발 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학계가 긴밀히 연결되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생의료와 신약 개발 등 전략 분야에서 국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협업을 가속화하는 일본 모델은 국내 기업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