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 연일 북적
어뮤즈ㆍ비디비치ㆍ티르티르 등 한국 부스 인기
일본 뷰티‧유통업계 관계자도 K뷰티 수요에 놀라
“K뷰티 마케팅 전략‧트렌드 주도력...일본도 배워야”

4일 찾은 일본 도쿄 ‘메가 코스메 랜드’ 현장은 이런 감탄사가 이어졌다. 높아진 K뷰티의 일본 내 위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2회째로 이날부터 5일까지 열린 메가 코스메 랜드는 이베이재팬 산하 큐텐재팬이 여는 오프라인 뷰티 행사다. 지난해 큰 인기를 체감한 큐텐재팬은 올해 행사 규모를 더 키웠다. 장소는 약 9917㎡(약 3000평) 규모의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으로, 작년보다 2배 넓혔고, 부스 참여 브랜드 수도 30개에서 54개로 했다.
대세는 단연 K뷰티 브랜드였다. 54개 부스 중 51개가 한국 화장품 브랜드였다. 대표 브랜드는 어뮤즈·비디비치·바이오던스·아누아·티르티르·달바·CNP 등으로, 큐텐재팬만의 프로모션인 ‘메가 와리’ 참여 브랜드로 선정됐다. ‘큰 할인’이라는 뜻의 메가와리는 연 4회 분기별로 참여 브랜드가 독점상품, 20% 할인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한 큐텐재팬만의 특별 프로모션이다. 메가와리는 최근 20회 연속 최대 거래액을 달성, 일본 시장 내 K뷰티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메가 코스메 랜드에 차려진 54개 부스는 마치 광활한 벌판에 뷰티 체험존이 빼곡이 들어찬 느낌을 들게 했다. 연신 탄성을 자아내는 일본 소비자들 사이사이 일본 현지업계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일본 뷰티·유통사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K뷰티 브랜드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력과 지속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 메이크업 브랜드 KISO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는 최근 급속한 신장률을 보이며 굉장히 공세적으로 일본 시장에 침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뷰티 브랜드는 소비자 마케팅 역량이 매우 뛰어나고 트렌드 주도력도 대단하다”며 “일본 브랜드에도 좋은 자극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K뷰티 브랜드 인기는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본 현지 관계자들은 K뷰티의 빠른 트렌드 ‘반응 속도’를 특히 높게 평가했다. 일본 스킨케어 브랜드 심비메소드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가 시장과 소비자 취향을 주도하는 속도감은 일본 브랜들이 배우려는 부분”이라고 했다. KISO와 심비메소드, 리어래스터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일한 일본 브랜드로, 큐텐재팬이 자국 브랜드를 초청해 부스가 마련됐다.

K뷰티 브랜드가 강세인 시장은 버라이어티숍이다. 이달 일본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앞둔 ‘메이크프렘’의 일본 유통사 관계자는 “일본 뷰티 시장은 백화점(프리미엄)과 로프트 등 버라이어티숍(중·고가 매장), 드럭스토어(대중·저가 매장)로 구분되는데 K뷰티는 버라이어티숍에서 존재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프트에선 메이크업·스킨케어 매출 절반 이상이 K뷰티”라며 “전문가들이 봐도 K뷰티의 위상이 높다”고 부연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일본 드럭스토어 직원은 “드럭스토어에서 일부 카테고리를 보면 J뷰티 자리를 K뷰티가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K뷰티 인기가 확산하면서 온라인몰을 넘어 오프라인으로도 K뷰티 브랜드가 진입 중”이라며 “접점이 넓어지니 자국 브랜드 로열티가 높던 3040세대와 그 이상 연령대에서도 K뷰티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올해 메가 코스메 랜드 찾은 2만5000여명 중 일반 참가자는 2만 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인플루언서, 뷰티업계·정부 관계자다. 큐텐재팬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이번 행사에는 출점하지 않은 큐텐재팬 입점 브랜드 담당자와 뷰티 관련 마케팅, 현지 제휴 벤더사 관계자들이다. 참가 브랜드 관계자들은 추후 이벤트 참가 검토를 진행한 상황. 뷰티 외 타업계 관계자들도 향후 K뷰티 브랜드와 협업 가능성을 염두엔 두고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참가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일반 참가자들은 큐텐재팬 회원 중 응모를 통해 선정된 이들로, 대부분 K뷰티 브랜드에 우호적이고 재구매율 또한 높은 편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샘플을 통해 K뷰티 체험을 하려는 의지가 컸다. 한 40대 일본 여성은 “샘플을 많이 받고 싶다”고 대놓고 말했다. ‘티르티르’ 부스에서 대기 중이던 20대 일본 여성도 “메가 키트(대형 키트)를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기줄이 특히 길었던 ‘아누아’의 경우, 손으로 버튼을 빠르게 두드려 게이지를 올리는 게임 이벤트에 사람들이 몰렸다. 참가만 해도 ‘일본 비타민10 포아스트릭스 세럼’을 증정하고, 게임에 성공하면 비타민 세럼을 포함한 세럼 4종 샘플을 줬기 때문. 아누아 관계자는 “회전율이 빨라 긴 줄에 비해 대기시간은 한 시간 정도”라며 “4가지 제품을 모두 받아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키는 핑크 바디수트를 착용한 관계자들이 눈에 띈 ‘CNP’ 부스도 인기였다. 행사가 시작한 지 불과 30분 만에 CNP 부스에는 부스를 한 바퀴 두른 대기줄이 길게 형성됐다. ‘달바’ 부스에도 8줄로 겹쳐진 대기줄이 금세 만들어졌다. 일본의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부스는 체험을 하려는 이들도 인산인해였다.
큐텐재팬이 밝히는 메가 코스메 랜드의 주목적은 △소비자들의 체험 니즈 충족 △브랜드사와 소비자 간 접점 확대 △큐텐재팬의 일본 뷰티 시장 점유율 확장 등 세 가지다.
김재돈 큐텐재팬 마케팅 본부장은 “큐텐재팬 핵심 고객이 젊은 여성들인데,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크고 직접 경험하려는 니즈가 굉장히 높다”며 “이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브랜드사가 실제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큰 목적이며, 차별화한 행사로 작년 뷰티 이커머스 시장에서 1위를 한 큐텐재팬의 초격차를 이룰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대비 개선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한 번에 인파가 몰렸던 점을 고려해 입장 시간을 나눴고, 오전 입장이 한창일 때 대기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였다. 오전 입장이 끝날 즈음인 11시 분엔 대기가 없었다. 부스를 늘려 샘플로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2, 3배가량 늘었고, 10~12개 브랜드 제품으로 구성된 1만5000엔(약 14만 원) 상당의 증정품인 ‘메가키트’도 제공했다.
큐테재팬이 신생 K뷰티 브랜드 지원을 위해 전개한 ‘메가데뷔’ 참여 브랜드 중 일부 브랜드 제품은 부스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외에 포토존, 인생네컷 촬영 부스, 토크쇼 등 현장 체험 프로그램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