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채비에 분주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지방선거라는 상징성을 안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압승의 기억을 다시 불러오려 한다. 일명 민주당의 '동진전략'이 내년 지방선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정치평론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다수 지역위원장들이 직접 출마를 준비하면서 “검증된 인물 중심 전략”과 “새로운 얼굴 발굴” 사이에서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위원장 18명 가운데 10명 이상이 지방선거 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인호(사하갑)·이재성(사하을) 지역위원장은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고, 전재수(북갑)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유력 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시당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박영미(중영도)·변성완(강서)·유동철(수영) 위원장, 그리고 최택용(기장) 위원장까지 합류하면, 사실상 시당 주요 인사 대부분이 선거판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기초단체장 후보군도 화려하다. 박재범(남)·서은숙(부산진갑)·정명희(북을)·최형욱(서동)·홍순헌(해운대갑) 등 전직 구청장 5명은 모두 자천타천으로 ‘재도전’에 나선다. 이들은 2018년 당선으로 구정을 이끌었지만, 2022년 재선에 실패했다. 특히 서은숙·정명희 위원장은 각각 부산시장, 북갑 보궐선거 후보로도 거론되며 정치적 입지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박성현(동래) 위원장도 낙동강벨트의 바람을 내륙으로 옮겨 붙일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기초단체장 후보 차출론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문제는 유권자 피로감이다. 일부 인사는 2018년, 2022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총선까지 잇달아 출마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시당 내부에서도 "지역위원장 자리를 붙들고 무한 반복 출마를 이어가는 것은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민주당 후보군이 국민의힘보다 오히려 '식상하다'는 여론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부산 민주당의 고질적인 인물난 속에서 지역위원장만큼 검증된 인물도 드물다는 주장이다. 선출직 경험과 지역 내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이 결국 든든한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당 성장 과정에서 이들의 헌신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도 덧붙여진다.
내년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 교체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성패와도 직결된다는 게 당내 공통된 인식이다. 따라서 민주당 부산시당은 '파격적인 새 얼굴'로 승부할지, '인지도 높은 검증된 인물'로 안정감을 택할지 기로에 섰다.
한 시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부산 민주당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라며 "연이은 낙선 인사가 아닌 새로운 인물로 필승해야 한다는 의견과, 검증된 인물 중심으로 안정적 구도를 짜야 한다는 의견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