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열리는 APEC 비즈니스 서밋, 재회 주목
글로벌 AI·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놓고 협력 시나리오 부상

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즈니스 서밋을 앞두고 국내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회동한 데 이어, 이번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또 한 번 마주할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AI 동맹’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서초 삼성사옥에서 올트먼 CEO와 만찬을 함께하며 오픈AI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DC) 구축 사업에 차세대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란 오픈AI를 중심으로 대규모 글로벌 AI DC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관심은 29일 경주 APEC 비즈니스 서밋 무대에서 국내 총수들이 황 CEO와 재회할지에 쏠린다. 황 CEO는 AI 인프라 수요 급증을 배경으로 전 세계 주요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와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앞서 이 회장과 최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서울에서 황 CEO와 접촉하며 HBM 공급, 차세대 서버 아키텍처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서밋에서도 △HBM4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협력 △AI 데이터센터 공동 전략 △투자 파트너십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규제 환경과 기술 의존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기술 보호주의 강화, 그리고 삼성·SK 간 전략 우선순위 차이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달 경주 무대가 한국 기업들에게는 AI·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서 입지를 강화할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재계 관계자는 “AI와 반도체가 맞물린 글로벌 산업 재편 국면에서 이번 APEC은 한국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할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