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조각투자 인가전…RWA 인프라 선점전 본격화

STO 유통 플랫폼 인가전, 최대 2곳 선정 전망
조각투자 확산, RWA 토큰화 경쟁으로 이어져
새로운 수익원 기회에…증권사 컨소시엄 각축

(오픈AI 달리)

국내에서 토큰증권(STO) 유통 플랫폼 인가 경쟁이 본격화했다.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 예비 인가 신청을 받으면서 증권사와 블록체인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가전이 단순한 플랫폼 구축을 넘어, 향후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조각투자 증권 장외거래소 예비 인가 신청을 받는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자는 10일까지 참여의향서를 제출하고, 24일까지는 참여확약서를 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최대 두 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각투자는 부동산이나 음악 저작권 등 실물자산을 유동화해 소액 단위로 쪼개 판매하는 방식의 투자 상품이다. 증권성이 인정되면 '토큰증권(STO)'로 분류한다. 금융업계는 개인 투자자도 고가 자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2024년 34조 원에서 2030년 367조 원으로 연평균 약 4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각투자 시장을 선점하는 사업자는 향후 RWA를 비롯한 토큰증권 인프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RWA는 부동산, 채권, 원자재, 금 등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유동성 확대와 투자 접근성 제고 효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등 전통 자산운용사들은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에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가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는 미술품, 지적 재산권, K팝 콘텐츠 등 다양한 자산이 조각화돼 거래되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전자증권법이 통과되면 한국에서도 국채 토큰화와 같은 한국형 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나 여야 합의가 이뤄진 사안인 만큼 조만간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유통 플랫폼 인가 경쟁에는 △한국거래소·코스콤(KOSCOM) 컨소시엄 △신한투자증권 주도의 프로젝트 펄스(PULSE)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컨소시엄에는 기존에 코스콤과 토큰증권 협약을 맺었던 대다수 증권사가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샌드박스를 통해 조각투자 장내시장 운영 기반을 확보했지만, 다자간 상대매매가 가능한 장외시장의 파이가 더 클 것"이라며 "STO 역시 상당 부분이 장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돼, 거래소 역시 장외 유통 플랫폼 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펄스는 지난해 신한투자증권·SK증권·블록체인글로벌이 시작해 법무법인 광장 등으로 확대한 컨소시엄으로, 8월 예탁결제원 테스트베드 검증을 마쳤다. 루센트블록은 기존 토큰증권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유통 플랫폼 인가를 신청했다. 루센트블록 관계자는 "발행 인가는 철회하고 유통 플랫폼 인가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하나증권과의 컨소시엄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으며, 다른 컨소시엄과 무관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새로운 컨소시엄이 추가로 등장하거나 기존 컨소시엄에 새로운 사업자가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장외거래소 운영은 증권사 입장에서 신규 수익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관련 법 개정이 완료되면 인프라 역량에 따라 토큰증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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