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료가 안 와요”...전산망 화재로 국감 준비 차질

▲2024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행안위 직원들이 국정감사 요구자료를 의원들 자리에 놓고 있다. 2024.10.06. (뉴시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국회 국정감사 준비에 차질이 발생했다.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부처 대응이 늦어지고, 의정자료 수령까지 지연되자 보좌진들은 “국감 방해행위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준 국회 내부 업무망의 전산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행정전자서명 서비스와 관계 부처로부터 국감 자료를 받는 ‘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이 복구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보좌진은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부처에 자료 요청을 했는데,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자료 요청 건이 복구되지 못했다”며 “부처에서는 새로 다시 자료 요청을 하라고 하는데,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지금 요청해서 언제 자료를 받나”라고 했다.

다른 상임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 보좌진은 “지금 부처 공개 데이터나 보도자료를 확인할 수 없어 최소한의 팩트체크도 힘든 상황”이라며 “답변 제출도 지연돼 화재 이후 제출 기한을 넘긴 자료가 수십 건씩 쌓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국정감사가 시작하는데, 연휴 기간에는 자료를 수령할 수 없어 미리 다 받아야 한다”며 “국정감사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보좌진은 “자료가 아직 안 와서 질의서를 쓸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화면 캡처(2025년 10월 1일 오후 3시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국정감사 준비에 필요한 각종 부처 사이트도 여전히 마비 상태다. 법안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는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법령정보 열람 관련 대체 사이트가 마련됐지만, 각 부처 홈페이지 등을 따로 접속해 검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부처 홈페이지도 접속이 불가능하다. 전자관보시스템 역시 접속 불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보좌진은 “대체 사이트가 생겼지만, 최신 관보 자료만 올려놔 과거 자료는 검색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관계 부처나 공공기관 등도 전산망 불안정 상황을 함께 겪고 있어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 보좌진은 “관계 부처보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그나마 자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편인데, 결국 이들도 부처에 보고해야 해서 부처 간 소통 시스템이 느리다는 것도 문제”라면서 “부처들도 전화나 이메일, 종이 문서로 보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화재 발생 직후 있었던 주말(28~29일)에는 국회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이 중단돼 보좌진들이 출입에 불편을 겪었다. 국회사무처 디지털운영담당관실에서는 화재 관련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국회 청사 등을 출입할 때 실물 국회 신분증(플라스틱 카드)을 사용해 달라는 공지를 여러 차례 내야 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국정자원 화재로 피해를 본 647개 정부 시스템 가운데 101개 시스템이 재가동됐다. 전체 복구율은 15.6%다. 정부 시스템은 업무 영향도, 사용자 수, 파급도 등을 고려해 등급이 매겨지는데, 1등급 시스템 36개 중에는 21개 시스템이 복구(복구율 58.3%)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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