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중 39%로 급등…카자흐·키르기스 등 신흥국 약진
소비재 수출 年 2.6% 성장…수출 안정축 역할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 주력 품목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식품, 화장품 등 K-콘텐츠와 결합한 신흥 소비재가 부상한 반면, TV, 디젤차 같은 전통적인 효자 품목은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에 따르면, 10년 전 상위권에 없던 전기차(46위→2위), 식품(11위→6위), 화장품류(16위→7위), 중고차(17위→9위)가 새로운 주력 품목으로 올라섰다.
특히 전기차는 2014년 1억4000만 달러에서 2024년 101억 달러로 7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류는 6억 달러에서 32억 달러로 5배, 식품은 11억 달러에서 33억 달러로 3배, 중고차(가솔린)는 6억 달러에서 29억 달러로 5배 늘었다.
반면 디젤차(2위→11위), TV(7위→77위), 기타 비내구소비재(8위→13위), 의류부속품(9위→20위) 등은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자동차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위 품목이지만,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친환경 차량 수요 확대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교체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 있는 가격과 고품질 이미지로 중고차, 화장품, 식품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별로는 미국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지난해 소비재 수출액은 387억 달러로 전체의 39.1%를 차지했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12.6%포인트 오른 수치다. 중국은 2위를 유지했지만 비중은 6.7%로 줄었고, 일본도 감소했다. 반면 캐나다(3.4%→5.4%), 네덜란드(0.5%→1.3%), 카자흐스탄(0.6%→1.7%), 키르기스스탄(0.1%→1.5%) 등 신흥국의 비중이 늘었다.
소비재 수출 상위 5개국을 보면, 북미지역(미국·캐나다)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같은 내구소비재가 중심인 반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식품·담배 같은 직접소비재와 화장품·의류 같은 비내구소비재가 주를 이뤘다.
최근 10년간 소비재 수출은 연평균 2.6% 성장하며 전체 수출 성장률(1.8%)을 웃돌았다. 경기 민감도가 낮아 수출 안정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재는 경기 사이클 영향을 덜 받고, K-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해외 진출 기반이 안정됐다”며 “성장성이 높은 전략 품목을 선별해 집중 육성하면 안정적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외 지역 선전으로 비교적 견조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 부과와 소비 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앙아·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전략 품목을 선정해 K-브랜드와 K-팝, 콘텐츠를 연계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