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號 LG이노텍, 미래 신사업 확장 ‘광폭 행보’

▲LG이노텍 문혁수 대표가 최근 열린 사업장 현장경영에서 임직원들에게 미래 신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이 미래 육성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2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최근 사업장 현장경영에서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래 육성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2030년까지 미래 신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함께 달려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가장 큰 미래 자산인 고부가 원천기술과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와 협력하며 축적한 경험을 발판으로 차별적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또 다른 일등 사업을 만들어가자”고 독려했다.

2023년 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문 대표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중심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광학솔루션연구소장과 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운 주역이다. CEO 직전에는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광학솔루션 외에도 기판소재와 전장부품 사업을 심도 있게 분석했고, “LG이노텍의 미래는 축적된 원천기술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표적 성과는 라이다(LiDAR) 사업이다. LG이노텍은 최근 미국 라이다 전문기업 아에바(Aev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라이다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아에바를 통해 첫 공급이 가시화되자 문 대표는 라이다 담당 조직을 차량 카메라 모듈 역량을 보유한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했다. 생산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LG이노텍은 아에바의 초슬림·초장거리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고정형 라이다 모듈 공급사로 선정됐다. 제품은 아에바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업체에 탑재될 예정이다. 양산은 2028년을 목표로 한다.

▲LG이노텍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사진제공-LG이노텍)

이와 함께 LG이노텍은 고도화된 자율주행 센싱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레이더(Radar) 사업도 동시에 육성 중이다. 이달 초에는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지분 투자(4.9%)를 단행했다.

LG이노텍은 로봇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들어갈 비전 센싱 모듈을 공동 개발한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 5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반도체 기판·관절 구동장치 등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해 시장 선점이 유리하다.

LG이노텍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시장에 진출했다. AP 모듈은 차량 내부에 장착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디지털 콕핏 등 자동차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글로벌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해 1억1300만 개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문 대표는 AP 모듈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플리칩볼그리드어레이)를 앞세워 LG이노텍을 반도체용 부품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는 물론, 인공지능(AI)·우주·메디컬 분야까지 LG이노텍의 원천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며 “새로운 기술의 S-커브(기술이 급성장 후 일상화를 거쳐 도태되는 일련의 과정)를 함께 만들어갈 고객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AD)·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부품, 고부가 반도체 기판, 로봇·드론·우주산업용 부품 등을 미래 육성사업으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8조 원 이상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지난해 공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