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형 車 반도체 생태계 강화
설계·생산능력 확보해 공급망 구축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 LX세미콘 등 국내 20여 개 기업과 손을 잡고 최초로 ‘민간형 K-자동차 반도체’ 협력체를 구성한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과 함께 파운드리, 팹리스, 패키징 등 전방위적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설계·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차량용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uto Semicon KoreaㆍASK)’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성능과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하지만 국산화가 거의 안 되어 있어 팬데믹,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모비스는 독자적인 반도체 설계 역량 확보와 함께 팹리스 및 디자인 하우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주요 파운드리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보기술(IT)이나 모바일에 특화된 기업들의 신규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통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협력체 구성으로 완성차와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등 민간 기업과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참여 기업에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한국전기연구원 등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1위 자동차 부품사로 완성차와 반도체 기업을 연결할 전략적 위치에 놓여있고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이자 공급망 관리자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민간 주도의 차량용 반도체산업 공동 대응은 이번이 첫 사례다. 그간 해당 분야는 유럽과 북미 등 외국산 제품의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데 손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2030년에는 약 200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협력으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독자적인 설계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도 구축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 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만 전원, 구동,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로 양산했는데 이같은 상황 속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국산화에 조속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단기적으로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반도체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협력 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표준 반도체를 개발해 물량 확대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국산화 제품군 확대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현대모비스는 협의체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차량용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협력사들과 개발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이르면 내년 양산해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2~3년 내 기존에 해왔던 부분과 협의체와의 결합을 통해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