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스토니아·독일 등도 비슷한 사례
EU 국방장관들, ‘드론장벽’ 구축 합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자작극” 주장

27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덴마크 국방부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드론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사이 자국 최대 군사기지인 카룹 공군기지를 포함해 여러 군사 시설 위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이번 비행을 “하이브리드 공격”이라고 칭하면서 러시아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덴마크가 러시아를 의심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러시아가 주변국 영공에서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폴란드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전투기로 격추했고 지난주엔 러시아 전투기 3대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노르웨이와 리투아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정체불명 드론이 나타나면서 유럽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상황이 계속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발트해 경계를 강화했다. 최소 한 척의 방공 호위함을 급파하고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국방장관들은 전날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드론 장벽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또 1년 안에 드론 침입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드론 요격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국방 부문 집행위원은 “우리 영공에 대한 반복적인 침범은 용납할 수 없다”며 “러시아는 EU와 나토를 시험하고 있고 우린 단결돼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루마니아와 폴란드에서 파괴 공작을 벌여 러시아를 비난받게 하려는 계획임을 몇몇 헝가리 매체가 보도했다”며 “이들은 글라이비츠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적었다. 글라이비츠 사건은 과거 폴란드군으로 위장한 독일 나치가 방송국을 습격한 뒤 공격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폴란드를 침공한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휴전 대신 확전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회담에 참여하도록 강제할 추가 무기 시스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통해 그가 모스크바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장거리 무기를 포함한 새로운 무기 거래를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더는 누구도 (우크라이나) 국경 복원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 대한 어떠한 침략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