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엔비디아 등 빅테크 참여...기후변화 대응 역량 강화
기상청 '나우알파' 운영...고해상도 강수 예측·시간 단축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후 예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류 모든 영역에 AI 활용이 논의되는 가운데 기후 예측도 AI 활용의 예외일 순 없는 셈이다.
특히 AI 기반 날씨 예측은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기존 물리 법칙에 기반해 계산하는 ‘수치예보’ 방식이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는 훌륭한 ‘보완재’로 평가받는다. 수치예보는 고성능 슈퍼컴퓨터가 필요하고 계산이 오래 걸리지만, AI 예보는 학습만 이뤄지면 노트북만으로 단시간 내 결괏값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글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이 AI를 활용한 날씨 예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24일 제주 서귀포시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열린 ‘세계기상기구(WMO) 인공지능 초단기예측 시범 프로젝트(AINPP) 워크숍’에 참석해 한국 기상청과 미국, 중국을 포함한 기상 선진국 민관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워크숍은 22~26일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진행됐으며 23개국 기상 관련 부처와 기업,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내에선 카이스트와 서울대 소속 교수와 연구원 9명이 세미나에 참가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참여다. 이들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상 예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FourCastNet)과 구글 그래프캐스트(GraphCast), 마이크로소프트 오로라(AURORA)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 참석한 엔비디아와 구글 관계자는 AI 기상예측 모델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와 함께 한국 기상청과의 협업 기대감 등을 밝혔다. 제프 아디(Jeff Adie) 엔비디아 수석 엔지니어는 “우리는 기후 예측 분야 설계와 최적화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날씨와 기후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한국 기상청과 협업 중이며 이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쉬레이야 아그라왈(Shreya Agrawal)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구글은 기업이 기상과 기후 관련 예보를 제공하면 사람들이 일상에서 언제 집을 떠나고 또 사무실로 이동할지 등 실생활 모든 경우에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기상과 기후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각국 기상청이나 기상 관련 정부 부처와 세계적으로 협업을 진행 중이고 AI 기후 예측 분야에서 각국 정부와 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세계적인 AI 기후 예측 분야 흐름 속에서 국내 기술 개발을 선도 중인 한국 기상청 관계자는 AI 예보의 현장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공유했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장은 “전통적 물리 기반 수치예보는 돌발적인 국지성 기상변화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AI 모델은 데이터 기반 학습으로 높은 연산 효율과 공간 해상도를 구현해 10분 단위 혹은 그 이하 주기로 예보를 실시간 갱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실제로 AI 초단기 예보모델은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서 정확도가 종전 모델 대비 현저히 향상됐다”며 “현재 재난 현장 대응에서 의사결정을 돕는 중요한 정보원으로 자리 잡았고, 국민의 체감 안전도 크게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해결 과제로는 △대량의 고품질 데이터 확보 및 통합 △AI 모델 학습을 위한 고성능 GPU 등 첨단 연산 인프라 투자 △국제 최신 연구 동향 반영 등을 꼽았다.

한편 기상청은 국립기상과학원이 자체 개발한 AI 초단기 강수예측모델 ’나우알파‘를 운영 중이다. 2024년 7월부터 실시간 시험평가를 거쳐 올해 5월부터 현업에 투입됐다. 해당 모델은 레이더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6시간 후까지의 강수 상황을 1km의 고해상도로 예측한다. 기술적으로는 생성형 AI가 이중 구조로 구성돼 있어 모델 개선 시 약 3개월이 소요되는 학습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