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산에너지 특구 연계⋯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본격화 예고
"2022년 9월 제주가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그야말로 뜬금없이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주는 그린수소를 선점했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25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주 그린수소 포럼 글로벌 라운드테이블'에서 제주의 그린수소 비전과 성과를 밝히며 이같이 강조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제시를 넘어 이젠 수소 생산과 상용화를 동시에 이뤄내며 대한민국 청정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면 산소와 분리돼 생성되는 물질로, 그린수소는 전기분해 과정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는 수소를 말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다른 수소 생산 방식과 달리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오 지사는 2022년 6월 당선자 시절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고 곧바로 '글로벌 허브' 비전을 선포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발표 이후 놀라울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며 "3.3MW급 실증단지에서 수소 생산이 시작됐고, 이 수소를 바로 버스에 상용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를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충전소를 만들고, 시장 가격에 맞춰 공급하며 버스를 운행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면서 "벌써 22대의 수소버스가 제주 시내를 운행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했다.
오 지사는 이제 그린수소를 단순히 생산하는 것을 넘어,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유연성 자원'으로서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인데 가장 큰 고민은 남는 전기 문제"라며 "그린수소는 잉여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다른 전력망을 연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더불어 남는 전기를 수소로 전환(P2H)해 저장·활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는 키(key)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은 제주가 최근 분산에너지 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오 지사는 "연말 특구로 최종 지정되면 제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재 설계된 현대차의 V2G(전기차의 남는 전기를 전력망으로 전송) 사업을 기본으로, 앞으로 P2X(전력을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 P2H 등 모든 유연성 자원이 그리드 내에 들어오는 시스템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 역시 "수소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다"며 "에너지 세계에서 중요한 자원을 선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지사는 "앞으로 5MW, 50MW급 대규모 실증 사업을 제주에서 추진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제주가 명실상부한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