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 생곡마을 철거 돌입… 30년 갈등 종지부 찍나

부산시, 10월 20일부터 철거 공사 추진… 주민 일부 "이주 대책 부실" 반발

▲생곡마을 전경 (사진제공=부산시청)

부산시가 30여 년간 이어져 온 생곡마을 갈등의 매듭을 풀기 위해 추석 연휴 직후 마을 철거에 착수한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 자원순환과는 지난 15일 생곡폐기물처리시설대책위원회(생곡대책위)에 공문을 보내 “추석 명절 이후 철거 공사에 돌입하겠다”며 주민 협조를 요청했다.

2022년 합의, 이제 실행 단계로

부산시와 생곡대책위는 지난 2022년 5월, 162가구 주민 전원 이주를 2025년까지 완료한다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철거 공문은 그 약속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절차다. 시는 “빈집 상태로 마을이 방치되면 환경저해와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며 “10월 20일부터 철거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주민 이주 보상과 관련해 “세대주를 포함한 전 세대원의 주민등록 전출 및 이사 확인 후 생곡대책위의 지급 요청이 있을 때 합의금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상금 수령 후 6개월 이내 이주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생곡마을은 부산의 대표적인 환경 갈등 현장이었다. 인근에는 쓰레기 매립장(74만8000㎡), 음식물자원화시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소각장이 밀집해 있다. 주민들은 수십 년간 악취·소음·환경피해에 시달려 왔다.

부산시는 마을 이주가 완료되면 해당 부지를 ‘자원순환타운’으로 조성해 환경·에너지 거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대책 없이 내쫓나” 일부 주민 반발

하지만 갈등이 곧바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일부 주민은 “이주할 땅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나가라는 건 무책임하다”고 반발한다. 합의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생곡마을의 철거는 부산시 환경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자, 동시에 주민 설득과 보상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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