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김난도 교수 "AI 발전할수록 자기 분야 전문성 가져야"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은 자기 업무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을 지니는 게 더 중요해졌다.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6'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명예교수가 내년 소비 트렌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미래의창)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6'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명예교수가 AI 대전환의 시대에 인간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2026년은 AI와 관련해 대단한 변곡점이 될 해"라며 "이번 책에 AI가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교수가 꼽은 내년 트렌드의 첫 키워드는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다. AI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김 교수는 "앞으로는 인간과 AI가 서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산출물의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지나치게 믿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며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AI를 활용하게 되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AI를 잘 운용하기 위해서 이제는 자기 분야의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아날로그적인 능력이 필수가 됐다"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AI 활용이 보편화하면서 변치 않는 가치에 대한 갈망 역시 커질 거라는 분석도 내놨다. 바로 근본이즘(Returning to the fundamentals)이다. 고전적인 가치와 믿을 수 있는 원조가 주는 안정감과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바로 근본이즘이다.

김 교수는 "AI 시대가 과도한 변화와 발전을 일으키면서 근본적인 것을 찾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아네모이아(anemoia)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절의 분위기와 문화 요소 등에 그리움을 느끼는 현상인데, 이것이 내년 트렌드의 화두가 될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순정의 가치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 MP3나 필름카메라,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한 적이 없는 젊은 세대가 이러한 물건에 향수를 느껴 구매하는 소비 습관이 바로 아네모이아다"라고 설명했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6' 표지 (미래의창)

또 김 교수는 감정과 기분이 점점 세분화하면서 자신이 정확히 어떤 기분인지 알고자 하는 욕구가 소비로 이어지는 필코노미(Feelconomy)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최근 기분을 관리하는 경제가 크고 있다. '네니오', '웃프다' 등의 용어로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라며 "카페에서도 특정 메뉴가 아니라 기쁨이나 슬픔, 미움 등의 감정을 선택하면 그 감정에 맞는 음료를 만들어 준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클릭이 줄어드는 제로클릭(Zero-click) △치밀한 대비를 통해 미래를 통제하려는 레디코어(Ready-core) △조직의 유연성을 강조하는 AX조직 △찰나의 향유를 즐기는 픽셀라이프(Pixelated life) △초합리적 소비 행동을 뜻하는 프라이스 디코딩(Price decoding)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강지능 HQ △자신의 자율성을 지키면서 느슨한 관계를 추구하는 1.5가구 등을 내년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김 교수는 "2026년 키워드는 단순히 AI와 인간의 대립이 아니라 그 갈등 속에서 합일하는 새로운 변증법적 질서"라며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그 기계 위에서 가장 깊이 사유하고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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