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KKR…악셀사태 이어 에코비트 소송까지

IMM, KKR에 1000억대 손배 소송
"침출수 리스크 알리지 않아"
지난해 악셀 인수금융 대주단에 채무 탕감 요구

(출처=KKR 홈페이지 캡처)

국내 자본시장에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악셀사태에 이어 에코비트를 매각할 때 리스크를 숨겼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기관투자자(LP)들한테 신뢰를 한 차례 잃었던 KKR이 이번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KKR의 신뢰가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IMM 컨소시엄)는 최근 KKR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KKR 측이 에코비트를 매각할 때 실사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부실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IMM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KKR과 태영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로부터 에코비트 지분 100%를 2조70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경영권 매각 직후 2월 에코비트 자회사인 에코비트그린청주(현 오창환경)는 충북 청주시로부터 1개월 영업정지와 과태료 50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침출수 수위가 법적 기준인 5m를 초과해 인근 토양이나 지하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에 에코비트는 차수벽 설치 및 침출수 처리장 개선 공사 조치를 받았다. 차수벽 설치에만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MM컨소시엄이 KKR 측에 제기한 손해 배상액은 1000억 원대로 거론된다.

IMM컨소시엄 측은 KKR이 매각 과정에서 리스크를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코비트 인수 전 실사 단계에서 침출수 문제를 질의했지만 KKR은 환경법 위반 사실이나 침출수 관련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KKR은 국내 기관 출자자(LP)들에게도 신뢰를 잃은 사건도 있었다. 2022년 KKR은 유럽 자전거 제조업체 악셀그룹 인수할 때 국내 금융사들로부터 전체 인수금융 중 약 2000억 원을 조달했다. 인수 1년 만에 악셀그룹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말 KKR은 인수금융 대주단 측에 기존 대출액을 탕감해 달라고 요구했다. KKR은 당초 채무를 70% 탕감해달라고 요구해 대주단과 갈등을 빚었지만, 협의 끝에 탕감 비율을 40%로 합의했다. 당시에도 KKR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면서 KKR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IB업계 관계자는 "악셀 사태로 LP들한테 신뢰를 잃었던 KKR이 에코비트 소송까지 걸리면서 평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악셀 사태 당시에도 일방적으로 채무 탕감을 요구하면서 본인들의 관리 의무 해태를 대주단 등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외국계 PE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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