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부과

지난해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로 9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제일건설이 특수관계자의 거래도 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제일건설의 감사를 진행한 회계법인은 “특수관계자와의 영업 및 자금거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수관계자로 언급된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에 의존해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이제이건설은 44억6000만 원, 제이아이건설은 275억7000만 원의 차입금을 제일건설로부터 조달받았다. 이자율은 4.6%다. 단, 양측 회사는 모두 전기 말 대비 차입금이 감소했다.
그럼에도 두 회사는 제일건설로부터 차입과 대여를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협력업체라기보다는 자금지원‧자금순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제이제이건설은 2023년 2323억 원을 신규 차입 후 2487억 원을 같은 해 상환했다. 2023년 말 차입금은 597억 원 규모다. 이후 2024년 767억 원을 상환 후 214억 원을 다시 빌렸다. 결국 2024년 말 기준 차입금은 44억 원이다.
제이아이건설은 2023년 운영자금 목적으로 165억 원을 신규 차입 후 같은 해 611억 원을 상환했다. 2023년 말 차입금은 446억 원이다. 2024년 345억 원을 상환하고 175억 원을 신규 차입했다. 2024년 말 차입금은 276억 원이다. 두 회사 모두 제일건설에 자금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행할 시공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일감을 받아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9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제이제이건설은 위반기간 1574억 원의 시공매출과 138억 원의 시공이익을, 제이아이건설은 위반기간 동안 848억 원의 시공매출과 107억 원의 시공이익을 획득했다. 그 결과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크게 상승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차입금 관련된 부분은 운영자금 목적이 맞다”면서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은 뒤 내부적으로 회사를 청렴하게 운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 강조했다.
제일건설은 지난해 외형 유지에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이 66% 급감하고 사채비용이 늘며 재무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건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2조2899억 원에서 2024년 2조1525억 원 6% 감소했다. 부채는 2023년 2조5257억 원에서 지난해 2조2854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흑자전환 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제일건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연결기준)은 2023년 –3783억 원에서 지난해 2501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3년 1401억 원에서 지난해 480억 원으로 6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6.12%에서 2.23%로 3.9%p 낮아진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1710억 원에서 960억 원으로 44% 감소했다.
판매‧관리비와 이자비용 증가, 투자손실 등으로 인해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일건설 판매관리비는 2023년 1251억 원에서 1839억 원으로 1년 새 47%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광고선전비가 1억6000만 원에서 56억 원으로 35배 폭등했다. 하자보수비도 169억 원에서 222억 원으로 31% 늘었다.
또한, 지배기업과 비지배기업의 이익도 감소했다. 제일건설의 지배지분 순이익은 2023년 1743억 원에서 1426억 원으로 18%, 비지배지분은 같은 기간 –32억 원에서 –466억 원으로 적자가 13배 늘어났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건설 업황 자체가 지난해 전년 대비 어려워지며 영업이익, 매출이익 등이 줄어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증한 광고비의 경우, 과거 직접 분양광고를 하지 않고 대행사를 통해 하다가 지난해 직접 하며 늘어난 것”이라며 “제주도에 분양하며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홍보를 위해 집중해서 쓴 돈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자보수비도 지난해 준공 현장이 늘어난 영향”이라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