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가 엔터업계 최초로 신용등급을 받으면서 공모채 발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금리와 수요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개될 경우 하이브의 채권시장 데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엔터 산업의 구조적 불확실성과 최대주주 방시혁 의장의 지배구조 이슈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ICR) A+에 등급전망 '안정적'을 부여받았다. ICR은 기업의 전반적인 채무 상환 능력이나 사업 수익성 등을 등급화한 것으로, 회사의 대외 신인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정 채권 발행을 전제로 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국내 공모채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위해서는 통상 두 곳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일정 등급(BBB-) 이상이 요구되는 만큼 하이브의 회사채 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에선 엔터사가 채권시장 진입 신호를 보낸 첫 사례로도 해석한다.
하이브가 당장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하이브 현금성 자산은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 5032억 원과 유동금융자산 중 금융기관 예적금 1조875억 원을 합친 약 1조5907억 원에 이른다. 총 차입금 규모는 1조2346억 원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A급 회사채 수요가 확대되는 국면을 감안하면 당장 필요에 따른 조달이라기보다는 '옵션'을 넓히는 차원의 행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변수는 엔터 산업 본질의 불확실성이다. 소속 아티스트의 계약·재계약, 브랜드 훼손 가능성 등 무형자산(IP) 중심 업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신용평가에서 보수적으로 반영되는 영역이다. 여기에 방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거버넌스 이슈도 남아 있어, 북빌딩 단계에서 리스크 프리미엄(가산금리)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하이브는 이번 신용등급평가와 당장의 회사채 조달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A+ 등급은 당사 재무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외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신용평가는 중장기적 경영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비적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