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 투자 ‘중입자연구소+의료관광호텔’…시흥서 본격 추진

시화병원은 17일 외국계 운용사인 마크자산운용과 ‘중입자연구소 설립 및 의료관광호텔 개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중입자연구소와 의료관광호텔을 세우고, 시화병원이 중입자치료센터와 호텔을 위탁 운영한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계 의료관광시장은 약 1440억 달러 규모이며, 이 중 종양학 분야는 161억 달러에 달한다. 국내 의료관광 시장이 성형·피부미용에 편중된 가운데, ‘꿈의 암 치료기술’로 불리는 중입자치료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열 핵심으로 꼽힌다.
시화병원과 인마크는 중입자치료센터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의 암 환자 초과 수요 일부를 흡수하는 동시에, 세계 종양학 의료관광 시장의 1%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연간 외국인 환자 1만명, 1억6000만 달러 규모다.
시화병원은 중소병원임에도 연간 외국인 환자 11만명을 진료하며 ‘히든 챔피언’으로 불린다.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해외시장을 개척했고, 2025년 보건복지부 의료관광 유공 표창 등 성과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송도지역 의료관광호텔 추진이 인천경제청과의 협상 난항으로 좌초되자, 시화병원은 중입자센터와 호텔을 시흥에 우선 유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인마크자산운용은 다수의 글로벌 호텔·부동산 투자 경험을 보유했으며, 재생에너지·인프라 투자에도 주력한다. 모회사 INMARK GLOBAL은 2023년 말 경기도에 탄소 저감 사업, 에너지, IT 분야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국인 암 치료 기반을 확충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평가된다.
시화병원과 인마크는 연내 지자체와 실시협약을 맺고 2026년 설계 및 인허가, 2027년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관광호텔이 제도화된 지 10년간 단 한 건의 실적도 없었던 만큼, 이번 프로젝트 성패는 주무관청의 적극적인 지원에 달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화병원 관계자는 “중소병원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도입하게 된 것은 국내 의료관광의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와 의료관광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