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3대 강국’ 내걸자…국회 AI 세미나 2배 늘었다

정부 'AI 3대 강국' 비전 밝히자
이달 세미나 28건⋯논의 활발
"이슈 쫓는 보여주기 정치" 지적도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대한민국, AI로 날다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에서 진행되는 인공지능(AI) 관련 세미나가 한 달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AI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AI 3대 강국’ 비전을 본격화하면서 국회에서 의원실이 주최하는 AI 관련 세미나도 많아지는 모양새다.

17일 기준 9월에 의원실 주최로 열린 AI 관련 세미나는 28건으로 8월 한 달간 열린 14건의 2배에 달한다. 정부가 대통령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기부총리를 겸임하게 하는 등 AI 분야에 힘을 실으면서 국회에서도 AI 관련 논의가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내 국회에서 열린 ‘AI 관련 월별 세미나 건수’를 살펴보면 9월이 가장 많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대통령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AI 3대 강국 비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한 이후로 19건의 AI 관련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9월이 절반가량 남은 상황에서 AI를 내건 세미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딥시크 쇼크’가 있었던 2월(18건)의 AI 세미나 건수를 뛰어넘는 수치다. 대선을 앞두고 3월에는 17건, 4월에는 13건, 5월에는 8건으로 AI를 내건 세미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AI 3대 강국 도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회의 AI 관련 세미나는 11건(6월), 18건(7월)로 다시 늘어났다.

올해 9월 17일까지 열린 AI 관련 세미나는 131건으로 작년(62건)에 비해 이미 2배를 훌쩍 넘겼다. 여기에는 챗GPT 등 AI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챗GPT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추산치는 2031만명으로 전년 동월(407만명) 대비 약 5배 늘었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5120만명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국회가 정부 정책 기조를 따라가거나 딥시크 쇼크 같은 이슈를 쫓아 세미나 주제를 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래 세미나를 여는 목적은 정책 입안할 때 반영하기 위함인데 세미나 이후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일종의 보여주기식 정치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우리나라가 하나의 이슈가 반짝하면 거기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세미나는 입법 행위의 중간 과정이기 때문에 논의된 내용이 추후 법안으로 발의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트렌드를 쫓을 때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적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봉강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이슈를 공유하면 의원들이 볼 수 있는 자료집이 남기 때문에 정보 생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의원 수와 예산이 정해져 있는 만큼 의원실이 주최하는 세미나의 주제가 AI로만 쏠리면 다른 분야가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의 박혜민 대표는 “AI 기술이 가져오는 영향력이나 일자리 문제, AI 윤리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은 기업 등에서 절대 할 수 없는 정치의 역할”이라며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세미나보다 이런 보완점을 고민할 수 있는 세미나가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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