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혜순 어르신은 서울 금천구 독산보건지소가 운영한 건강장수학교 1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행사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단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졸업생의 유머 섞인 졸업 소감에 행사에 참석한 다른 어르신들은 물론 독산보건지소 관계자와 유성훈 금천구청장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독산보건지소가 단순한 보건 시설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사랑방이자 삶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다.
서울 금천구 독산보건지소는 개소 1주년을 기념해 15~16일 행사를 열었다. 독산보건지소 대표 프로그램인 건강장수학교 졸업생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소통형 건강 증진 프로그램 ‘힐링 한날!’이 진행됐다. 독산보건지소는 예방·관리 중심의 통합건강서비스 기관으로 1년 동안 주민 건강센터 역할을 해냈다.
행사 첫날인 15일 방문한 독산보건지소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입구에 마련된 건강 관리 부스에서 혈당과 혈압을 측정했다. 행사 날이 아니라도 독산보건지소에는 매주 화~목요일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 전담 의사가 상주하면서 주민 혈압과 혈당 등 건강 관련 수치를 평가하고 상담한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다목적실은 건강장수학교 참석자로 가득 찼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행사장을 방문해 개소 1주년을 축하하고 주민과 소통을 이어갔다. 유 구청장은 “격려사라기보다 졸업생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러 왔다”며 “독산보건지소 리모델링 후 참여자가 2배 이상 늘었고, 참여하신 분들의 건강지표가 실질적으로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참여하는 분들의 노력이 함께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이어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웃음 치료’ 특강이 이어졌다. 전문 강사의 지시에 맞춰서 손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면서 어르신들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본 행사가 끝난 이후 어르신들은 미리 신청한 프로그램에 따라 각 교실로 흩어져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개별 프로그램은 16명 정원으로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영양교육실에서는 ‘우리 장으로 만드는 백세 건강 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보건지소에서 직접 담근 된장, 간장, 고추장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수업이었다. 이날 메뉴는 ‘소고기 저염 쌈밥’과 ‘소고기 참나물 샐러드’였다. 현장 관계자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식단 역시 어르신 건강 관리의 필수 사항”이라며 “이곳에서 만든 음식을 먹고, 또 조리법도 배워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식단 관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독산보건지소에 마련된 의료·운동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지하 1층 공간에 마련된 주민운동실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개인 트레이닝 운동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 기계를 통해 어깨 근력 강화 등 특정 부위 운동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고, 자세와 근력을 평가해 맞춤형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운동실에는 개인 맞춤형 전자동 운동기구가 설치돼 어르신도 쉽게 근력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지하 1층에는 한의학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한방보건실과 물리치료실도 설치돼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65세 이상 어르신이면 모두 무료로 진료와 치료가 이뤄져 인기가 아주 많은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천구 통계에 따르면 독산보건지소 보건 서비스 수혜자는 기존 분소 대비 30% 증가한 1만4624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이용자 수도 22% 증가했다. 건강장수학교는 운영 횟수와 참여자 수 모두 2배 이상 늘었으며 참여 어르신의 체지방률은 평균 0.5%포인트(p) 감소하고, 노쇠수준 평가는 0.6점 향상되고, 걷기 실천 비율도 23.2%p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주민 만족도는 100%를 기록하며 타 자치구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